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윤일의 역주행] 다시 돌아올 김연경…‘굿바이’가 아닌 이유


입력 2021.05.22 07:00 수정 2021.05.22 00:09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흥국생명 등 V리그 잔류가 아닌 해외 재진출 선택

한국배구에 미친 영향 고려했을 때 국내서 은퇴해야

1년 만에 해외로 발길을 돌린 김연경.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연경의 다음 행선지는 국내 V리그 잔류가 아닌 다시 해외 무대 도전이었다.


중국 여자 프로배구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 구단은 19일 김연경과 입단 합의에 도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하이 구단은 지난 2017-18시즌 김연경이 몸 담았던 곳으로 낯설지 않은 곳이다.


김연경의 배구 인생은 도전,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연경은 데뷔하자마자 국내 무대를 평정했고 해외 진출을 선언, 많은 진통 끝에 일본 리그 JT 마블러 유니폼을 입는데 성공했다.


이미 아시아 무대가 좁디좁았던 김연경은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 중 하나인 터키(페네르바흐체, 엑자시바시)에서도 최정상급 기량을 발휘했고 돌고 돌아 11년 만에 V리그로 돌아왔다.


이미 30대 중반의 나이였음에도 김연경의 기량은 녹슨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배구 여제’는 외국인 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결국 정규리그 MVP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즌이 끝나자 거취를 묻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고민은 깊어져갔고 김연경의 선택은 V리그 잔류가 아닌 해외 진출이었다.


김연경은 지난 1년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국내팬들에게 선보였다. ⓒ KOVO

사실 김연경에게 지난 1년은 고난 행군과 다름없었다. 샐러리캡을 맞추기 위해 자신의 높은 연봉마저 자진 삭감하며 흥국생명에 돌아왔지만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사건이 터진 뒤 팀은 무너졌고 결국 무관에 그치고 말았다.


마침 7번째 구단인 페퍼저축은행이 창단되면서 김연경을 영입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신생팀 입장에서는 김연경을 품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홍보 효과와 전력 강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연경의 7구단행은 원소속팀 흥국생명이 일축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주목할 점은 김연경의 너그럽고 대범한 자세다. 김연경은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과 흥국생명의 추락, 페퍼저축은행 이적 루머 등 올 시즌 여자배구를 강타한 이슈와 논란이 터졌을 때 직, 간접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다.


김연경의 어마어마한 위상과 재치 넘치는 입담 등을 고려했을 때 자신의 입장을 밝힐 법도 했으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사안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대신 팀 성적을 걱정하고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할 때에는 적극적으로 카메라 앞에 나섰다.


김연경은 한국여자배구가 배출한 역대 최고의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팬들은 어느덧 30대 중반에 이른 김연경이 V리그에 돌아온다 했을 때 연어가 회귀하듯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국내팬들과 함께 할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김연경의 발길은 국외 무대로 향하면서 선수 생활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V리그에 돌아올 것이라 팬들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의 성대한 은퇴식을 받아도 모자람이 없는 김연경의 중국행을 ‘굿바이’가 아닌 ‘씨 유 어게인(See you again)’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