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국제 유가 상승, 경제 성장률과 물가 모두 높일 수도”

‘유가의 국내 경제 파급 효과’ 보고서 발표

연평균 배럴당 60달러 가정하면 0.5%p 성장

생산 비용 증가로 생필품 가격 상승 가능성도

유가 상승에 따른 산업별 생산비용 증가. ⓒ한국개발연구원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과 물가 인상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표한 최근 ‘유가 상승의 국내 경제 파급효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KDI는 “2021년 유가 상승은 물가상승률이 0.5∼0.8%포인트 정도 상승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경제 성장률도 유가 상승 폭에 따라 0.4∼0.7%포인트가량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는 KDI가 올해 유가를 배럴당 60달러를 기준으로 예측하고, 고유가(70달러)와 저유가(55달러)로 나눠 전망한 결과다. 배럴당 70달러의 고유가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경제 성장률은 0.7%p까지 높아질 수 있고, 반대로 55달러까지 내려가면 0.4%p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수입해 기업의 중간재로 이용하고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국가다. 이 때문에 유가 상승은 가계 구매력 감소와 기업 생산 비용 증가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보고서는 올해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오를 경우 전체 경제 구매력이 1%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기업의 생산 비용 증가분이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정도를 구분해 분석한 결과다.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비석유제품 가격으로 전가되지 않는다면 우리 경제 전체 구매력은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기업 생산 비용은 0.7%, 가계 소비지출 부담은 0.3%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비석유제품 가격으로 전가되는 경우 경제 전체 구매력은 1.0% 줄어든다. 가계 소비지출 부담은 1.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예비적 수급과 투기 충격은 그 자체로 수입 물가 상승을 유발해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최근 유가 상승은 글로벌 경기 회복을 동반하고 있어 경제 성장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생산 비용이 증가하는 석유류, 전기요금 등 생활필수품에 가격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이라며 “2분기에는 강한 물가 상승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저효과가 해소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조금씩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