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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민주당의 위기의식 '보수의 단일화 첫 성공스토리'


입력 2021.03.26 00:00 수정 2021.03.26 05:1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단일화 후 지지율 '吳 55% vs 朴 36.5%'

정권심판론과 단일화 컨벤션 효과 톡톡

'단일화 후유증' 예상했던 민주당 초조

'단일화 성공 경험 대선까지?' 與 위기의식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유세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야권 단일화 컨벤션 효과의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단일화의 감동과 여운이 잦아드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추격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매일 2%씩 따박따박 추격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야권 단일화 직후인 지난 24일 서울시민 8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이 55.0%를 기록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지지율은 36.5%에 그쳤다. 두 후보의 격차는 18.5%p로 오차범위(±3.5%p)를 한참 벗어난 수치다. 정권심판론 바람에 단일화 컨벤션 효과가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 후보 측은 "이번 주를 넘기면 컨벤션 효과는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야권은 여운을 되도록 길게 가져가려는 분위기다. 단일화에서 탈락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빨간 넥타이를 착용하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깜짝 등장 "오세훈 후보를 도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뜨겁게 환영했다.


사실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의 가능성을 처음부터 낮게 봤다. 우상호 의원은 "안 대표와 단일화 협상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아는데, (야권 단일화는) 어렵다"고 했었다. 되려 취재진에게 "야권 단일화가 되겠느냐"고 묻는 민주당 의원 혹은 관계자들이 적지 않았다. 단일화 실패로 선거가 3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는 의미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과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시청역 거점유세에서지지지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단일화가 되더라도 '아름다운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실제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여론조사 시기와 내용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적잖은 후유증을 예상케 했다. 이해찬 전 대표가 "(지지자들의) 감정이 상했다"며 "상층부가 단일화돼도 유권자 단일화는 이미 깨졌다"고 말한 이유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바람은 현 시점에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민주당 입장에서 진짜 위기는 야권 단일화 효과로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그 영향이 이번 선거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단일화에 성공한 '첫 경험'이 차기 대선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계열에서 선거 승패를 좌우할 만큼 큰 규모의 후보 단일화를 이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일화'는 지금까지 민주당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DJP 연합을 시작으로 16대 대선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가 대표적이다. 2011년 박원순·박영선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 단일화 성공은 이후 18대 대선 문재인·안철수 대통령 후보 단일화로 이어졌다. 민주당의 오랜 당직자는 "때론 실패도 있었지만, 민주당은 통합·연합·단일화 과정을 거치며 성장했고 진보우위의 정치지형을 만들어낸 정당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단일화 성공 스토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이른바 '빅텐트론' 등 통합 움직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실제 결과물까지 만들어내진 못했다. 하지만 이번 단일화가 성공할 경우, 당은 물론이고 지지층까지 그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유연함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 수도권의 한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재보선은 1년 임기임에도 불구하고 차기 대선과 관련해 많은 것이 걸려 있는 선거"라며 "패한다면 앞으로 당이 정말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화학적 결합이 완전히 이뤄지진 않았다고 보고, 당과 지지층이 총력을 다하면 뒤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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