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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리포트 봇물 속 소신 내는 미래·NH·신한금투


입력 2021.03.24 05:00 수정 2021.03.23 14:1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증권사 리서치센터, 매수비중 79.8%…전년 동기比 2.9%p↑

NH·신한 중립의견 비중 4%p씩 상향…미래는 매도리포트 발간

"개인투자자 유입 늘어 기업분석 소신 의견 제시 분위기 형성돼"

증권사 리포트 매수 비중이 여전히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국내 대형사들이 중립 비중을 늘리며 소신있는 의견을 내고 있다. ⓒ픽사베이

증권가 '매수의견' 리포트 일변도가 지속되고 있다. 실적 지표나 경영 상황 분석보다는 대상 기업과의 관계를 우선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대형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최근 1년 간 중립, 매도 등 소신 있는 의견을 쏟아내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최근 1년 간 국내 43개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발간한 리포트 가운데 '매수의견' 비중은 79.8%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9%p 상승한 규모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분석대상 기업에 대해 보다 호의적인 의견을 쏟아냈다는 의미다.


증권사 리포트 의견은 크게 ▲매수 ▲중립 ▲매도 등 3가지로 나뉜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분석대상 기업에 대해 '매수의견'으로 일관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쏟아낸 리포트는 7만829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매수의견을 낸 리포트는 6만9690건으로 전체의 89%에 달했다. 중립의견 리포트는 8552건(10.9%), 매도의견은 55건(0.07%)에 불과했다.


리서치센터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통일하는 이유는 분석대상인 기업과의 관계 때문이다.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증권사 영업과 직접 연관이 있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를 대상으로 '매도'의견을 낼 경우 인수금융, 채권발행 등 투자은행(IB) 영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데일리안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대형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중립과 매도 의견이 늘어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1년 간 29.2%에 달하는 중립 의견 리포트를 작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4.1%p 상승한 수치다. 반면, 매수 리포트 비중은 같은 기간 74.9%에서 70.3%로 4.3%p 낮아졌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보톡스 분쟁으로 인한 리스크 확대를 요인으로 대웅제약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기업탐방취소 사례에서 알수 있듯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매도리포트를 내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시장에서는 사실상 중립이 매도와 같은 의견으로 취급되는 만큼 최근 중립 의견 상승을 소신있는 분석이 늘어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중립 의견 비중을 높이면서 소신 있는 리포트 발간에 애썼다. 최근 1년 간 신한금투의 중립 리포트 발간 비중은 8.4%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4.5%p 상승한 규모다. 신한금투는 지난해 8월 삼성중공업이 어닝쇼크를 기록하자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면서 소신 있는 의견을 냈다.


미래에셋증권도 중립 리포트 비중을 6.1%에서 8.5%로 2.4%p 늘리면서 소신있는 의견 창출에 애썼다. 심지어 전무했던 매도리포트 비중을 1년 새 1.3%로 상승시키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8월 코로나19로 CJ CGV 실적이 급감하자 매도의견 리포트를 발간한 바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시에 개인 비중이 높아지면서 개별 종목에 대한 안목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증권사들이 각자 자유로운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다양한 투자의견이 제시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해당 기업의 경영활동에 참고가 되는 만큼 증권사들의 리포트 확대는 자본시장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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