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펀드 순자산규모 5.5조...올초 이후 1.6조 이후 급증
올해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대어급 공모주 효과 증대
올해 대어급으로 첫 스타트를 끊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흥행 여파로 공모주펀드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 굵직한 IPO기업들이 대기표를 뽑은 가운데 향후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공모주 투자에 나섰다가 배정을 못받은 투자자들도 공모주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공모주펀드는 올 초 이후 무려 1조6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간접수혜를 입는 공모주펀드 역시 덩달아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총 128개 공모주펀드의 순자산규모는 5조5464억원에 이른다. 지난 한달 동안 공모주펀드로 905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주식시장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같은 기간 상장지수펀드(ETF)에서 698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 흥행 여파로 한주간 172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올 초 이후 기준으로 KTB공모주 펀드에 신규자금 유입 규모가 가장 컸다. KTB공모주10과 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펀드로 각각 2236억원, 104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공모주 펀드는 국채나 우량 회사채 중심으로 투자하고 10% 미만으로 공모주에 투자한다.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도 10% 미만으로 공모주 투자를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고 수익률이 높은 채권에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 펀드의 경우 공모주 물량의 5%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공모주펀드로 자금 쏠림이 커지고 있는데에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지난 1년간 수익률은 18.81%를 달성했다.
공모주가 인기몰이를 할수록 공모주펀드로 자금 쏠림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에 몰린 증거금이 무려 64조원에 달한 가운데 이 중 절반 규모가 국내 증시 주변자금으로 유입되면서 공모주펀드로 자금 유입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올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LG에너지솔루션 등 초대형 공모주 IPO가 예정돼있어 시장의 기대가 어느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자금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모주펀드로 대거 자금이 유입되면서 판매사들도 덩달아 덕을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초 이후 공모주펀드로 약 5000억원 규모를 판매했다. 공모주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장트렘드와 고객 니즈 최적화 상품 선별을 토대로 고객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유안타증권은 약 7000억원이 넘는 판매 성과를 거뒀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몰리는 시장 환경에서 물량확보 측면에서 장점을 지닌 공모주펀드를 통한 투자전략을 제시하며 우량 공모주펀드를 엄선해 적극적으로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공모주펀드에 자금이 쏠리면서 판매사들의 판매 경쟁도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주펀드가 일반 펀드에 비해 선취수수료가 높아 팔면 팔수록 이익이 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펀드는 판매할때 성과 연동해서 보수를 받아가는 구조인고 선취수수료가 일반 인덱스 펀드보다 높기 때문에 판매사들에게 이익"이라며 "공모주 펀드 판매를 통해 채널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