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이다영 결장 속 한국도로공사전 셧아웃 패배
6득점 김연경 2세트 중반 벤치행...시즌 첫 3연패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어우흥)’이라는 말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흥국생명이 11일 김천체육관에서 펼쳐진 ‘프로배구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세트스코어 0-3(16-25 12-25 14-25)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최근 ‘최하위’ 현대건설에 충격패를 당했던 흥국생명은 직전 GS칼텍스전에서 무기력한 0-3 패배에 이어 또 셧아웃 패를 당했다. 2경기 연속 세트 당 20점 고지도 넘지 못하는 침체다. 올 시즌 최단시간(1시간 16분) 패배의 굴욕을 당했다.
경기 전 박미희 감독은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감독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팀 전력의 핵심인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을 둘러싼 ‘학교 폭력’ 논란에 대한 사과였다. 불화설에 이어 학교폭력 논란까지 덮이면서 흥국생명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도 “좋은 경기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예견된 완패”라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매 경기 활력을 불어넣던 ‘에이스’ 김연경의 표정도 어두웠다.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은 무거웠다. 박미희 감독은 집중 견제를 받은 김연경(6점) 등 주전급들을 2세트 중반 벤치로 불러들였다.
박미희 감독은 작전 타임에서 “점수 신경 쓰지 말고 즐겁게 하자”고 다독였지만 효과는 없었다. 최근 잇따른 악재가 최악의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무기력한 완패 뒤에 선수들은 서둘러 코트를 벗어났다.
이재영·이다영은 김천 원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현재 선수단에서 빠져 자택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복귀 날짜도 확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복귀해도 라운드 전승을 따낼 때의 기량과 호흡을 보여주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생태계 파괴’ ‘어우흥’이란 말도 당분간은 듣기 어렵게 됐다. 흥국생명(승점50)과 2위 GS칼텍스(승점42)는 8점 차이다. 정규리그 종료까지는 7경기 남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드러난 경기력이라면 가정사실로 여겼던 정규리그 우승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이재영·이다영이 합류해도 과연 전력에 플러스가 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