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운용업계 숙원과제 '디폴트 옵션' 법개정 문턱 넘나


입력 2021.02.15 05:00 수정 2021.02.15 03:03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디폴트 옵션 도입 여당발 국회의원 잇단 발의로 관심 커져

운용사들 긍정적 반응 "TDF 펀드 시장 폭발적으로 증가"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이나 같은 당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안호영 의원 등이 다시 관련 법안 개정안을 발의하며 2월 임시 국회에서 디폴트 옵션 제도 통과에 총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픽사베이

# 직장인 김모씨는 그동안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에 연동돼있던 자신의 퇴직연금 계좌를 증권사로 옮겼다. 회사에서 증권사로 계좌를 옮기는 직원들에 한해 지원금을 주기로 하면서다. 그동안 10년 넘게 DC형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이 되어있었지만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가입이 되어있어 수익률은 1%에 머물러 있었다. 올해 코스피가 3000대에 진입하면서 펀드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퇴직연금 계좌 이동을 결심한 이유다. 김씨는 평소 관심있었던 펀드들을 직접 골라 퇴직연금 펀드로 설정하기로 했다.


자산운용사들의 숙원과제인 이른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가 국회 문턱을 넘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폴트 옵션 도입안은 저금리 상황에서 퇴직연금의 쥐꼬리 수익률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앞서 추진했으나 여러차례 반대에 부딪히며 법안 문턱을 제대로 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가 3000시대에 진입하고 퇴직연금 수익에 대한 눈높이가 커지면서 이러한 법 개정에도 탄력이 가해지는 모양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과 같은 당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안호영 의원 등이 다시 관련 법안 개정안을 발의하며 2월 임시 국회에서 디폴트 옵션 제도 통과에 총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에서도 디폴트 옵션 도입과 관련해서 힘을 실어주고 있어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 개정 통과 가능성을 놓고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15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여당 의원들이 속속 디폴트 옵션 제도 손질을 위한 법안 발의에 나선다는 소식에 운용사들도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2~3년 전부터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방안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했고, 디폴트옵션 제도가 퇴직연금의 장기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이번 제도 개선에 힘이 더욱 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디폴트 옵션 제도는 퇴직연금의 투자 비중을 은행 예적금 중심에서 주식 및 펀드로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운용사들의 숙원과제이기도 했다. 디폴트 옵션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회사가 사전에 정한 펀드에 자동으로 투자되는 제도인데 연금특화상품으로 부각되는 TDF(타깃 데이트 펀드)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연금자산에 대한 특화된 상품이 많이 출시돼 고객 선택의 다양성도 확보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 법개정에 포함된 내용중에는 회사가 운용주체인 회사책임형(DB)에는 투자일임제를 도입한다는 계획도 포함돼있어 업계에서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국 퇴직연금 자산이 대부분 원리금으로 운용되고 있는데 이는 가입자 개개인의 보수적인 성향도 원인이 있지만 퇴직연금 가입 시 별도의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원리금으로 투자하도록 되어 있는 현 제도에 기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년 기준 DC형 퇴직연금 적립액 규모는 67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DC형 퇴직연금의 80% 이상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가입이 되어있어 사실상 수익률은 거의 1%대에 머물러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준 DC형 퇴직연금의 총 투자 수익률도 3.5%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투자에 대한 관심 증대 및 DC/IRP시장의 급속한 확대와 맞물려 퇴직연금시장에서 펀드를 선택하는 사례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원금손실로 이어지지 않는 원리금 보장형을 고수했던 퇴직연금 투자자들이 코스피 3000시대 진입 이후 직접투자 열풍을 퇴직연금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적극적인 운용 개선에 대한 요구도 이전보다 더욱 커지면서 디폴트 옵션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이유로 지목된다. 자산운용사들은 2006년 디폴트옵션 도입 후 TDF를 중심으로 연금펀드시장이 급속하게 확대됐던 미국 사례와 거의 유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원금손실이나 불완전판매에 대해선 가입 이후에 교육과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원금손실이나 불완전판매에 대한 분쟁은 모두 불명확한 정보를 공유할 때 나타나는 만큼 디폴트옵션 조차도 최초 선택시에 자세한 정보제공과 원금손실가능성에 대해 철저한 고지가 필요하다"며 "가입 이후에도 교육 및 안내가 반드시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미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