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부터 기안84까지, 예능 시상식까지 휩쓴 비연예인
"폭발적인 시너지, 비연예인 연예 기획사 영입 계속 증가할 것"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서 비연예인을 내세우면서 연예 기획사들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방송을 통해 화제의 인물이 된 비연예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이제 흔한 일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연예인을 목표로 방송에 출연하는 비연예인도 있지만, 얼떨결에 출연했다가 하루아침에 ‘연예인’이 된 사례들이다.
어찌 보면 기존의 ‘길거리 캐스팅’이나 ‘오디션 캐스팅’처럼, ‘방송가 캐스팅’도 하나의 캐스팅 방법이 된 셈이다. 무작위로 여러 사람들 중 원석을 골라내는 것이 아닌, 방송을 통해 이미 화제성이 입증된 비연예인이라면 기획사 입장에서는 수고를 덜어내는 격이라 고민의 여지가 없다.
앞서 백종원을 비롯해 많은 스타 셰프들, 그리고 스포츠 스타들이 연예 기획사와 손을 잡았고, 현재까지도 자신의 사업체를 가지고 있거나 개인 작품 활동을 하면서 연예 기획사와 손잡고 연예계 활동을 병행하는 이들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속사 관계자는 “잘 찾은 비연예인은 오히려 열 연예인 부럽지 않은 효과를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 혼자 산다’의 최장수 멤버가 된 기안84는 현재 미스틱스토리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기존 직업인 웹툰 작가로서의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방송 출연 전에도 웹툰 작가로서 이미 이름을 알렸던 그는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라이브에 출연했다가 2016년 6월부터 고정 회원이 됐고, 지난 2019년 소속사를 찾았다.
기안84는 ‘비연예인 출연자의 의외성’을 몸소 보여주는 캐릭터다. 후줄근한 패션과 최소한의 도구로 살아가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즉 연예인들의 화려한 삶이 아닌, 혼자 사는 30대 남자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케이스다. 이젠 ‘나 혼자 산다’의 시청률을 책임지는 멤버가 됐다.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러 차례 하차 여론이 불거졌지만, 제작진이 그를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안84 덕분에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이도 있다.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의 후배로 등장한 김충재다. 그는 호감형 외모와 남다른 비율을 자랑하며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끌었다. ‘미대 오빠’라는 별명으로 주목을 받던 그는 이후 에스팀과 SM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설립한 스피커와 전속계약을 맺고 방송인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동시에 아티스트로서의 활동도 함께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실제 김충재가 벌어들이는 수익도 만만치 않았다. 에스팀 김소연 대표는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했을 당시 “(김충재의 회사 매출에 기여도가) 어마어마하다. 억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S사에서 나온 냉장고를 스페셜로 본인이 디자인했고, 국내 L 가구회사와 콜라보 작업도 했다”면서 “본인의 일에서 수익왕”이라고 흡족해 했다.
에스팀 엔터테인먼트는 ‘하트시그널 시즌2’의 출연자였던 정재호도 영입했다. 스마트 전자지갑 ‘스펜드월렛’을 개발한 엑스엔지니어링의 공동대표인 그는 소속사와 계약 이후 다양한 예능프로그램 출연과 광과 촬영을 넘어서 앨범 발매, 드라마 출연 등 가수와 배우 영역에서도 얼굴을 비췄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방송을 통해 화제가 된 비연예인의 스타성을 보고 전속계약을 맺게 된다. 단순히 ‘연예인’이라는 개념 보다는 기존 직업과 그들이 가진 재능에 방송 등 연예계 활동을 지원하는 식”이라며 “본래 직업과 방송인으로서의 활동이 충돌하지 않도록 일정을 조율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비연예인이 가진 의외성, 그리고 신선함이라는 강점을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용하면서 기획사들이 소속 아티스트를 영입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요즘 기획사들은 연예계 활동에 그치지 않고, 여러 예술적 혹은 사업적인 부분으로 까지 영역을 넓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신만의 재능이나 직업을 가지고 있는 비연예인을 영입하는 사례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