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클라노 데포르티보와의 경기서 전반 선제골
시즌 첫 골 계기로 팀 주전 경쟁 나설지 관심
발렌시아 이강인(19)이 시즌 첫 골을 쏘아 올리며 팀 잔류에 대해 재고할 전망이다.
이강인은 8일(한국시간) 스페인 예시아에서 열린 ‘2020-21 코파 델 레이’ 예클라노 데포르티보(3부 리그)와의 2라운드서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4-1 대승에 기여했다.
이강인의 득점은 지난해 7월 레알 바야돌리드(라리가)전 이후 6개월이다. 더불어 이번 시즌 첫 골이자 코파 델 레이 개인 통산 1호 골을 신고하기도 했다.
모처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은 전반 7분 만에 마누 바례호의 패스를 주축 발인 왼발 대신 오른발로 강한 슈팅을 연결,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최전방에서 팀의 공격 시발점 역할을 담당한 이강인은 특유의 감각 넘치는 패스를 동료들에게 제공했고, 특히 전반 34분 소브리노 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올 시즌 리그 포함 12경기에 나와 총 571분을 소화하고 있다. 경기 수 대비 출전 시간에서 드러나듯 선발 출전은 7차례에 불과하고 5번이 교체일 정도로 확실한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즌 출발은 좋았다. 첫 출전 경기였던 레반테와의 리그 경기서 셰도우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이강인은 2개의 도움을 적립하며 기량을 만개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코로나19 여파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더니 이후 전력에서 제외된 모습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게 바로 이적설이었다.
이강인은 느린 스피드라는 뚜렷한 약점을 지니고 있으나 이를 상쇄할 볼 간수 및 패스 능력 등 장점도 뛰어난 선수다. 무엇보다 20세 나이를 앞둔 상황에서 실전 경기 감각 유지가 중요해 벤치를 지킬 바엔 이적이 더 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강인의 이적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구단 측이 차세대 주전 멤버로 점찍어 둔 가운데 설정된 이적료 역시 만만치 않은 액수라 영입 제의가 와도 실제 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관건은 역시나 하비 그라시아 감독과의 궁합이다. 그라시아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주전과 비주전의 구분은 없다.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 놀라운 활약을 보여줬다. 열정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강인을 콕 집어 말한 발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파 델 레이와 같은 컵 대회는 비주전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잡기 위한 도약의 장으로 활용된다. 현재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핵심 자원에서 밀려나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마수걸이 골을 계기로 그라시아 감독 눈에 들어 이적설을 잠재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