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딸 정유라 청담고·이대 입학 취소 현재 '중졸'
대학생들 분노 이유는 청년실업·사회지도층 불공정 문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딸 조민씨가 고려대 및 부산대 의전원에 제출한 '7대 스펙' 모두 허위라고 결론내렸다.
앞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는 최씨의 1심 판결이 나오기 전인 2016년 12월 청담고 입학을, 이듬해 1월 이화여대 입학을 취소당했다. 최씨는 이후 2017년 6월 1심에서 입시비리 관련 징역 3년을 선고 받았고 이후 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조민의 경우 법원의 판결이 나왔음에도 두 대학은 조씨의 입학 취소에 신중한 입장이다. 고려대와 부산대는 정 교수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조씨의 입학 취소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조민씨가 두 대학에 제출한 입학 서류 등이 대부분 '허위'로 판결난 만큼 그의 입학을 취소하라는 항의성 글이 게재됐다.
3일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따르면 한 학생은 "정유라는 이대 졸업장이 칼같이 회수됐는데 조 전 장관을 딸은 저대로 고대 졸업장 유지하느냐"며 항의글을 올렸다.
정 교수의 1심 판결 당일인 지난달 23일에는 "조국장관 딸 표창장 위조 인정되었네요. 이제 학교당국의 후속조치 기대하겠습니다"의 게시글이 올라왔고 이 글은 800명 넘는 학생들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 검증 과정에서 사모펀드, 입시 비리 혐의 등이 불거지자 조민이 졸업한 대학 뿐만아니라 수도권 다수 대학을 비롯해 부산대 등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도 '촛불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청년실업 문제', '사회 지도층의 불공정 문제' 등에 대학생들이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고 봤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올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문제에서도 보듯이 불공정성의 문제로 보인다"며 "같은 청년인데 누구는 부모를 잘두거나 내가 갈 자리를 뺏는다는 생각이 들면 분노를 더 적극적으로 표출하게 된다"고 말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처한 위치가 과거에 비해 다르다"며 "헬조선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청년실업이 심각한데 이 사건은 기득권을 세습하는 식으로 읽히니 분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집단 저항 현상에 대해 일부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학생들이 교수들의 횡령, 자녀 입시 비리 등 사건에는 그다지 반응하지 않으면서 조 전 장관 관련해서는 크게 분노한다며 '선택적 정의'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