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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식 통합 행보…당내 반발에 의견수렴부터


입력 2021.01.03 08:00 수정 2021.01.03 08:09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이낙연, 당내 인사들에게 직접 전화로 설명

측근 의원 "분위기 잡아갈 것" 돌파 의지도

일각 "어차피 제기될 의제, 당이 홀딩시킨 것"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띄운 것과 관련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강성 의원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대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는 우선 의견 수렴부터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핵심 의원은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사면 건의를 밝힌 이후 당내 인사들로부터 전화가 오고 있다"며 "이 대표가 직접 맥락과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 통합과 화합이 절실하다는 오랜 고민에서 나온 진정성 차원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당내 공감대가 미처 형성되기 전 사면 이야기를 꺼낸 점에 대해 미안하다는 뜻도 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일 이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로, 이 문제를 적절한 시기에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형이 확정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대법원 선고가 나온다.


강성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5선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중죄를 지어 감옥 간 두 전직 대통령 모두 사과나 반성이 없는데 사면복권을 거론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4선 우상호 의원도 "탄핵과 사법처리가 잘못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의도치 않게 인정하게 될 수 있고 자칫 국론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청래·박주민·김용민·김남국 의원 등도 '촛불 민심'이 거스른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 대표와 가까운 의원은 "당내 반발은 이미 예상했던바"라며 "현재로서는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면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 "분위기를 잡아가겠다"고도 강조했다. 의견수렴을 거치지만 당내 반발을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그의 리더십이 또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지만 당내에서 사면 건의를 긍정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한정 의원은 "통합은 정치의 의무"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자신에게 내란음모 굴레를 씌워 사형에 처하려 한 전두환 전 대통령 사면을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이 정치 갈등 완화와 국민 통합에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한다"며 "정치를 회복하고 국난극복의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석현 전 의원은 트위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야당에 대연정을 주장하자 열린우리당이 난리가 났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내가 저쪽 집에 폭탄을 던졌는데 난리는 우리 집에 났다'는 말씀을 하신 게 떠오른다"며 "때 되면 보자고 던진 말에 웬 과민 (반응)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에서 이기려면 상인의 현실감각도 필요하다. 국민 통합(에 대한) 고민도 안 보여주고 우리끼리만 보궐선거·대선을 치르겠느냐"며 "14일 박근혜(전 대통령) 판결 나자마자 국민의힘이 대통령께 들이밀 의제를 당이 일단 홀딩(멈추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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