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경기부양책에 전례없는 폭등…"올해도 상승여력 있다" 전망
연말 무서운 상승세 타는 고공행진에 "거품 끼었다"는 시장 우려도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과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지난해 자산시장에서 최대 흥행 일으킨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풀면서 시중에 늘어난 돈이 금과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금과 비트코인은 자산시장에서 갖는 의미가 서로 다르지만,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경기 불황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금 1g당 가격은 올해 19번이나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거래 규모도 올해 4차례나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비트코인은 시장에서 "금의 대체 투자 수단"이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지난 연말 시세가 30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금은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역시 믿을 건 금밖에 없다"는 투자심리를 자극하며 투자피난처로 주목 받았다. 올해 금값은 1월 2일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5만6860원에 시작해 12월 30일 6만6470원으로 마감하며 1만원 가량 가격이 급등했다.
올해 초 1kg짜리 골드바를 샀다면 1000만원 가량 이득을 본 셈이다. 한국거래소 금시장 개설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8월 7일 종가(7만8440원)에 팔았다면 158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8월 최고점을 찍은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6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한국거래소 금시장 총 거래량은 9월 기준 20t을 돌파하며 1년 전 보다 무려 2.5배나 늘었다. 금 거래를 위한 계좌 수도 늘었다. KRX금시장 계좌 수는 8월 말 기준 40만4393개로 전년 말 18만2421개 대비 2.2배 증가했다.
시장전문가 "거품 끼었다" 우려에도 "연초까진 상승여력 있다"
금이 뛰었다면 비트코인은 '나는' 수준이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광풍이 불었던 지난 2017년 가격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31일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5시 개당 거래가 3200만원을 뛰어넘었다. 올해 1월 1일 최종 거래 가격인 832만7000원 대비 3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자산시장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고 자산으로 여기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상승 동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 최대 간편 결제 업체 페이팔이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고, JP모건 등 은행도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로 결제를 상용화하기 시작하는 등 '제도권' 진입도 가속화되고 있다.
내년 전망은 엇갈리지만 금값과 비트코인 모두 연말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금값은 지난 한달 동안 2710원 뛰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7일 3060만원을 기록해 11월 18일 2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한 달여 만에 1000만원 이상 올랐다.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에도 시장전문가들은 "연초까진 상승여력이 있다"는 전망에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연말 보고서에서 "금 투자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을 대거 매수하면서 비트코인이 금 대체 투자수단으로 부상했다"면서 "비트코인 시장 규모가 커지는 등 비트코인의 장기 상승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예상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값은 지난 2018년 말부터 지난 8월까지의 상승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고, 아직 고점은 남아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