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계좌수 2067만개로 전년 대비 28% 증가...잔고액도 23% 급증
오픈뱅킹 도입으로 고객유치 더 활발해져...“개인 직접투자 수요 지속”
지난해 개인투자자 주식 열풍에 따라 단기자금 상품인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증권사에 도입되면서 시중 유동자금이 증권시장으로 쏠리는 ‘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들도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 열기에 힘입어 오픈뱅킹을 기반으로 한 CMA 신규 고객 유치전에 나섰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28일 기준 CMA 계좌수는 2067만개로 전년 1605만개에서 1년 만에 28.8% 증가했다. CMA잔고액은 63조6542억원으로 전년 51조4520억원 대비 23.7% 늘어났다. 올해 들어 시중 유동성이 200조원 이상 급증하면서 이러한 유동성이 수시입출금식예금과 CMA 등으로 이동했다.
CMA는 증권사들이 판매하며 고객 자금을 기업어음(CP), 국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해 수익금을 돌려주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2003년 국내 도입 이후 단기 부동자금을 흡수하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혀왔다. 은행 보통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어 월급이나 비상금을 넣어두는 파킹 통장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2006년 말 72만9681개였던 CMA 수는 2006년 9월말 100만 개를 넘어섰다. 이후 2008년 1월말 500만 개를 넘어선 뒤 2012년 8월 1175만개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락하면서 계좌수가 급증했고 지난 11월에는 2000만개를 돌파했다.
주식시장이 빠르게 반등하고 대형 기업공개(IPO)가 잇따르면서 CMA 잔고액도 큰 폭 늘었다. 공모주 투자 열풍이 불자 청약을 염두에 둔 자금이 급증한 것이다. 증권사 CMA 잔고는 작년 8월 최초로 60조원을 넘어서며 올해 초 51조8000억원 대비 15% 넘게 증가했다.
특히 최근 오픈뱅킹 서비스가 국내 증권사로도 확대되면서 증권가 CMA 고객 유치전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증권사로의 자금이동이 수월해지면서, 조금이라도 더 이자를 더 받기 위해 상품들을 찾아다니는 ‘금리 노마드’가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은행 앱에서 자신의 모든 은행계좌의 송금·대출·자산관리까지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다. 2019년 12월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도입됐고 지난달 22일부터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5개 상호금융과 우체국, 증권사를 대상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현재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시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NH투자증권·메리츠증권·신한금투·키움증권·대신증권·교보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등 13개사다. 유진투자증권·현대차증권·SK증권·DB금융투자 등 4개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최근 증권사 간 오픈뱅킹 신규 고객 이벤트 경쟁도 눈길을 끌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타 금융사 이체 시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삼성증권은 오픈뱅킹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에게 편의점 상품권을 제공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2월 말까지 오픈뱅킹에 가입할 경우 추첨을 통해 커피쿠폰과 경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KB증권도 이달 31일까지 오픈뱅킹 최초 등록 고객 선착순 1만 명을 대상으로 추첨, 경품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