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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가신그룹' 현대차 부회장단, 한때 14명에서 2명으로


입력 2020.12.15 12:10 수정 2020.12.15 12:11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정의선 체제 출범으로 '젊고 스마트한 조직' 변모

왼쪽부터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김용환 전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진행 전 현대건설 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5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를 통해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용퇴하며 정몽구 명예회장이 경영을 이끌던 시절 함께 했던 대규모 부회장단이 단 2명으로 축소됐다.


정 회장이 부회장 직함을 달았던 2010년까지만 해도 현대차그룹의 부회장단은 14명에 달했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에만 무려 8명의 부회장이 있었다.


하지만 그룹 내 정 회장의 비중이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부회장 수는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정 회장이 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을 2018년 9월 당시까지 남은 이른바 ‘원로’들은 김용환 현대기아자동차 기획조정실·비서실 담당 부회장을 비롯,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 담당 부회장,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노무총괄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 6명이었다.


그룹을 총괄하게 된 정 회장은 그해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단을 축소함과 동시에 큰 폭의 자리이동도 단행했다. 우선 그룹 연구개발(R&D)의 양대 축이었던 양웅철 부회장과 권문식 부회장이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신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부회장단은 5명이 됐다.


주요 부회장들은 보직 변경과 함께 역할이 크게 축소됐다. 특히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김용환(기획조정)-정진행(전략기획) 라인의 계열사 이동으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친정체제가 본격화됨을 예고했다.


김용환 부회장은 현대제철로, 정진행 부회장은 현대건설로 각각 이동하며 그룹 핵심 요직에서 한 발 벗어났다. 오랜 기간 현대제철을 이끌었던 우유철 부회장은 현대로템으로 이동했다.


부회장들이 자리를 옮긴 현대체철, 현대건설, 현대로템에는 각각 별도의 사장급 최고경영자(CEO)가 있는 상태였고, 이들 부회장 3명의 보직은 사실상 최고경영자와 고문 사이의 애매한 위치가 됐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들 3인의 부회장이 그동안 회사 발전에 크게 공헌한 점을 감안해 통상 퇴임 후 고문으로 예우해주는 제도에 더해 비핵심 계열사에서 2년 가량 정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들 중 우유철 부회장은 현대로템으로 자리 이동 1년 만인 지난해 용퇴하면서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4명으로 줄었다.


이번 인사에서 김용환 부회장과 정진행 부회장이 모두 현직에서 물러나면서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2명만 남았다.


남은 2명의 부회장 중 정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경우 오너 일가에 속한다는 점에서 정 회장 친정 체제에 따른 세대교체에서는 논외로 거론된다.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윤여철 부회장이 살아남은 셈이다. 윤 부회장은 2008년 부회장 승진과 함께 노무총괄을 맡아온 인물로 노무 관련 업무에 대해서는 ‘대체자가 없다’는 평가에 따라 현직에 잔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기존 국내생산 담당 및 노무 총괄 업무 중 국내생산 담당을 하언태 사장에게 넘겨준 만큼, 노무 업무의 컨트롤타워 역할도 차차 후배에게 넘겨주고 퇴진을 준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때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부회장단의 존재로 ‘직급 인플레’라는 소리까지 들어왔으나, 정의선 회장 체제 이후 순차적으로 부회장단이 퇴진하며 젊고 스마트한 조직으로 탈바꿈했다”면서 “젊은 사장단이 그 자리를 대체하며 당분간은 과거와 같이 부회장단 규모를 키우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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