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화제의 첫 비행
주요 면세점 최대 할인율 내세우며 여행객 잡기 총력전
이달 말 제3자반송 허용 조치 종료 시 월 매출 40% 감소 전망
“기내 감염 사례 없지만 방역 등 철저히 대비해야”
면세업계가 오는 12일부터 시작되는 무착륙 국제관광을 두고 걱정반 기대반이다. 이달 말로 제3자반송 조치가 종료되는 만큼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자칫하다간 코로나19 집단 감염 온상지로 지목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국내 6개 항공사가 무착륙 국제관광 부정기편 운항을 시작한다.
착륙지 없이 외국 영공을 통과하고 돌아오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기내식은 제공이 안 되지만 면세혜택은 기존 해외여행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인천공항 면세점을 비롯해 시내, 인터넷 면세점에서 1인당 600달러까지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이와 별도로 주류 1병(1리터 이하·400달러 이내)과 담배(200개피), 향수(60ml)의 구입이 가능하다. 여행상품 가격은 20만원 안팎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업계에서는 이들 수요를 겨냥해 무착륙 관광이 시작되는 12일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주요 업체를 중심으로 최대 80%의 할인혜택과 더불어 선불카드, 각종 카드 할인 등을 제공한다.
이달 말로 제3자반송 조치가 종료되는 만큼 무착륙 관광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을 유치해 매출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업계는 제3자반송 허용 조치에 힘입어 월 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해외여행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조치가 종료되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창구가 사라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제3자반송 종료 시 현재 매출액의 40%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최대 폭의 할인율을 내걸고 여행객 유치에 나서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번 무착륙 관광으로 항공기 편당 최대 9600만원의 면세품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탑승률 70%, 여행객 1인당 면세한도(600달러)의 50%를 구입했을 때를 가정해 계산한 것이다.
대기업 계열 면세점 관계자는 “제3자반송 조치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채널이 무착륙 여행객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규모가 크지는 않겠지만 그나마 재고를 소진할 수 있고 자금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이 이것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과 달리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500~600명에 달할 만큼 급증하면서 기내에서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을까 불안하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 기내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할 경우 비판 여론이 확대돼 면세업계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기내 감염 사례가 보고된 것은 없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는 만큼 일말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내 좌석 배치는 일반 항공기처럼 승객 간 별도의 거리두기 없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공기의 경우 환기시스템이 공기 흐름을 아래쪽으로 유도하고, 이를 필터로 걸러 내보내는 과정에서 99%의 바이러스가 걸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불안감 때문에 무착륙 관광 상품 판매가 저조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며 “어떻게든 매출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 여행객 유치에 뛰어들고는 있지만 불안함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