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왕권 위해 온갖 고문했던 게 의금부
의금부 공수처에 빗댄 것은 교묘한 디스냐
지금은 21세기 대한민국이다. 돌아와달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공수처와 검찰을 조선시대 의금부와 사헌부에 비유해 공수처 설치를 주장하며 "죄를 안 지었으면 두려울 리 없다"고 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논리를 논박하며 "지금은 21세기 대한민국이다. 돌아와달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지사는 6일 SNS에 이재명 지사의 의금부·사헌부 주장에 대해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국왕의 직속 기구로 전제 왕권을 위해 고문을 비롯해 많은 악행을 행하던 의금부를 공수처에 비교한 것은 교묘하게 청와대와 공수처를 '디스'한 것이냐"고 물었다.
아울러 "대한민국 사법제도의 근거를 조선왕조에서 찾는 사고 방식은 문제가 많다"며 "지금은 21세기이고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돌아와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4일 SNS에 "조선 태종은 의금부(지금의 공수처)에 지시해 사헌부 대사헌(지금의 검찰총장)과 관료들을 문책했다"며 "규칙을 지키고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공수처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죄를 안 지었으면 공수처가 두려울 리 없다'는 논리라면, 지금 정권이 검찰을 두려워하는 것은 죄를 지었기 때문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SNS에서 원 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이의 갈등은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려다 압력을 받은 사태로 진단하며, 검찰을 통제하겠다는 공수처에는 달리 통제장치조차 없어 민주주의에 굉장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희룡 지사는 "검찰처럼 엄청난 권한을 가진 조직도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려 하면 엄청난 압력을 받는다"며 "자신들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시녀 노릇을 거부하자 벌어지는 일이 지금 보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장관의 갈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공수처를 만들어 검찰을 통제하고 싶다면 더 센 공수처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며 "그 제도적 장치가 공수처장에 대한 야당의 '비토권'이라는 게 여당의 어설픈 주장이었는데, 요즘은 그 어설픈 비토권마저도 인정하지 않으려 든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보다 앞서 민주주의를 실현한 국가들이 공수처를 두지 않은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며 "권력기관을 통제하기 위해 더 강한 권력기관을 만들면 통제불가능한 더 많은 위험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