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재명 "민주당은 중도보수" 선언에…김부겸 "당 정체성 혼자 규정은 월권"


입력 2025.02.19 14:48 수정 2025.02.19 15:00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왜 진보·보수논쟁 끌어들이나

김대중은 '중산층·시민의 정당'

노무현 '시민의 조직된 힘' 규정해

李 선언,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시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책위원장이 지난해 3월 17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주당은 원래 진보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놓고 당의 '정체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우리 민주당이 '중도보수정당'이라고 선언했다"며 "이 엄중한 시기에 왜 진보와 보수 논쟁을 끌어들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한탄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전날 저녁 친야(親野) 성향 유튜브 채널 '새날'에서 "민주당이 중도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내가 우클릭을 한다는데, 우클릭 안 했다. 우린(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원래 우리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고, 70년 자랑스런 전통을 가진 정당"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또 "민주당은 강령에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강령은 당의 역사이자 정신이다. 충분한 토론과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진보의 가치를 존중하며 민주당을 이끌고 지지해 온 우리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마음은 어떻겠느냐"라고도 물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당 정체성과 관련한 논란 발언을 두고 "그런 흐름으로 가겠다는 게 당대표의 의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전날 한 발언이 과거 이 대표의 '대중적 진보정당을 지향해야 한다'는 발언과 배치된다는 지적에 "최근 발언과는 상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트럼프 시대 한미동맹과 조선산업·K 방산의 비전' 현장 간담회에서도 "우리가 이렇게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하다 보니까 무슨 우클릭 얘기를 자꾸 하던데, 우리는 우클릭을 한 바가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 대표는 기업을 찾아 고충을 청취하는 것 외에도 최근 조기 대선 정국을 겨냥해 상속세 개편 카드를 꺼내들고,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두고 당내 논의를 하는 행보 등을 보이며 '가짜 우클릭'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하듯 이 대표는 "원래 민주당이 서있던 자리에서 실사구시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러셨고, 노무현 대통령도 FTA를 통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정치라고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것이고,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기 위한 것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것의 가장 핵심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며 자신의 '잘사니즘' 노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