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차주 코스피 밴드 2650~2750P 제시…한투는 2660~2740으로 전망
"지수 과열 양상 뚜렷, 美부양책 지지부진…선물·옵션 동기 만기일 변수도"
사상 처음으로 2700선을 돌파한 코스피의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릴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등장했다.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가격 부담이 높아졌다는 분석에서다. 아울러 오는 10일로 예정된 선물·옵션 만기일에 대량의 매도물량이 등장할 경우 지난달 30일과 같은 하락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인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23포인트(1.31%) 상승한 2731.45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한 주(11월30일~12월4일) 간 지수는 2591.34~2731.45포인트에서 움직였다. 특히 지난 4일에는 개장과 동시에 2700선을 넘기면서 코스피지수의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주엔 새로운 기록이 많이 등장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국지수 리밸런싱의 영향으로 하루 만에 1.60% 급감하며 2600선을 내줬다. 이날 외국인은 일일 기준 역대 최대규모인 2조4378억원을 매도했다. 하지만 상승세로 전환한 후 삼성전자가 최초로 7만원을 넘긴 채 마감했고, SK하이닉스, LG화학, 셀트리온, 현대차 등 대형주들도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선 다음주에는 지수가 횡보하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에 대한 부담이다. 실제로 코스피의 하락일 수 대비 상승일수 비율을 의미하는 RSI는 과열 구간으로 여겨지는 70%를 지속 상회하고 있다. 아울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12MF PBR)도 1배 수준에 도달했다. 두 지표 모두 높을수록 지수(주가)가 고평가 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11월 한 달 동안 14.3%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2009년 4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라며 "아직 상승여력이 남아있지만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수준에 도달하는 등 과열 양상이 뚜렷한 만큼 당분간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오는 10일로 예정된 12월 선물·옵션 동시만기도 코스피에는 부담이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선물 매수세는 최근 둔화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수급 방향성에 대한 힌트 드러낼 동시만기 전에 주요 투자 주체들의 관망세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식시장을 둘러싼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과열 양상을 고려하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 향후 주식시장은 호재보다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외국인 현물 순매수 기조와 증권사의 연말 배당 수익 확보를 위한 현물 순매수 가능성을 고려하면 대형주에 여전히 우호적 환경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증시를 부양할 호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과 경기 관련 낙관론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높은 재료로 꼽힌다. 다만 경기 회복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미국 재정부양책 협상 가능성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지수 상승폭을 제한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미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안을 제시했지만 맥코널 원내대표가 이 안건에 반대를 표명하고 기존의 5000억 달러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며 "합의까지는 거리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하면서 다음 주 코스피가 2660~274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다.
노 연구원은 "유럽의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팬데믹긴급채권매입프로그램이 실제로 확대된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대와 맞물려 경기 개선 낙관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진전되고 있지만 여전히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미 부양책 논의와 미국의 주별 재봉쇄 조치가 상승세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며 2650~2750포인트를 다음주 코스피 밴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