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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㉛] 김아람 “두 번째 ‘고스트’ 출연, 고민할 이유 없었죠”


입력 2020.11.21 02:31 수정 2020.11.20 23:3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뮤지컬 '고스트', 내년 3월 14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신시컴퍼니

뮤지컬 배우 김아람은 우연한 기회에 뮤지컬을 관극하고, 진로를 결정했다. 평소에도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했던 터라 가능한 진로 선택이었지만 ‘마음껏 노래하고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건 무대 위의 배우들을 보면서였다.


2012년 데뷔해 내년이면 벌써 10년차 배우가 되는 김아람은 그동안 ‘아이다’ ‘고스트’ ‘처음이자 마지막’ ‘드림걸즈’ ‘댄스시어터 컨택트’ ‘닥터 지바고’ ‘마틸다’ ‘맘마미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여러 작품에 출연하면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무대, 애정이 가는 무대가 있었다.


지난달 6일부터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고스트’도 그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지난 2013년 초연에 이어 이번 재연까지 함께 하게 됐다. 재연 소식을 듣자마자 고민할 필요도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 그만큼 ‘고스트’의 첫인상은 그에게 아름답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김아람은 극에서 은행원, 행인, 지하철 승객, 유령, 신규계좌 직원, 오다메의 환상 속 인물 등을 연기하면서 매번 다른 모습으로 극을 풍성하게 채워가고 있다.


- 2012년 뮤지컬 ‘아이다’로 데뷔, 꿈을 이뤘을 때의 감정이 궁금합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2010년 ‘아이다’를 보러 갔었는데, 정말 심장이 터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울고 웃었죠. 진짜 멋진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2012년 오디션이 올라온 거예요. 아직도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해요. 집 가는 신도림역 1호선 플랫폼에서 오디션 합격 전화를 받고 전철을 못 탔어요. 그대로 굳어서 웃다가 울컥했죠. 하하. 뭔가 이뤘다는 생각 보단, 재밌게 봤던 작품을 더 자세히, 더 많이 알 수 있게 되고, 그 노래들 속에 살아있을 수 있다는 감정이 더 크게 올라왔던 것 같아요.


- 올해로 9년차, 이제 내년이면 10년차네요.


벌써 그렇게 되었다니 저도 믿기지 않네요. 데뷔가 빨랐기 때문에 30세에 벌써 9년차, 내년이면 10년차가 됩니다. 대답을 하면서 생각해 봤는데, 제가 뮤지컬과 함께해서 많이 배우고 많이 즐거워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뮤지컬과 함께 많이 행복하고 싶어요. 관객분들께 더 다양한 모습들도 보여드리고 싶고요(웃음).


- 데뷔 당시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이 있나요?


마음의 여유인 것 같아요. 22살에 데뷔했을 때는 모든 게 낯설고 해결하기 버거운 것들도 많고 너무 모르는 게 많아서 굉장히 초조해하고 예민했거든요. 이제는 그동안 경험한 것들이 좋은 거름이 되어서 훨씬 여유 있고, 덜 예민한 제가 된 것 같아요. 편안해졌습니다. 하하.


- 오랜 기간 배우로 활동하면서 슬럼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무대에 오르는 게 버거워지는 때가 온 적이 있어요.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을 때였죠. 음, 개인적으로 저는 극복하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더 가라앉는 기분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그 힘듦을 마주하고 인정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취미를 가지려고 이것저것 많이 해봤어요. 제가 손을 움직여서 뭔가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뜨개질, 그림 색칠 등에 빠져서 저만의 시간을 가지면 많이 좋아지더라고요.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고요.


ⓒ신시컴퍼니

- 현재 출연 중인 뮤지컬 ‘고스트’에는 초연에 이은 두 번째 참여죠.


‘고스트’가 다시 올라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어요. 당연히 다시 하고 싶은 작품이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음악이 정말 좋아요. ‘고스트’의 넘버들, 그리고 대사들이 정말 아름답죠. 그리고 또 한 가지로는 ‘고스트’의 무대가 주는 힘이죠. ‘매직컬’이라고 불릴 만큼 어렵고 복잡한 장치들이 많지만, 그 안에 속해있을 때의 뿌듯함이란. 하하. 이러고 보니 이유가 참 많은 것도 같네요(웃음).


- ‘고스트’와의 첫 만남은 어땠나요?


처음에 ‘고스트’에 지원한 이유는 원작 ‘사랑과 영혼’ 때문이었어요. 그 아름다운 내용들이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어떻게 펼쳐질지 너무 궁금했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연습을 했을 때 하나하나 퍼즐들이 맞춰갈 때마다 놀라움과 울컥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제가 씬을 하고 있으면서도 계속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나요.


- 많은 배우들이 지난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함께하면서 연습실 분위기도 화기애애할 것 같습니다.


네! 저희 사이 진짜 좋아요. 제일 언니, 오빠부터 막내 동생들까지 서먹함 없이 언제나 서로를 격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이 더 좋게 나오는 것 같아요. 하하.


- 연습 과정, 공연 중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시츠프로브 때가 기억나요. 연습실에서 피아노로만 계속 연습하다가 처음으로 모든 악기가 합쳐진 소리를 듣는 때인데 음악 감독님의 손을 따라 첫 시작이 나오는 순간, 2013년도 시츠프로브와 공연의 순간이 떠오르면서 너무 감격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음악 시작하자마자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 ‘고스트’의 안무가 매우 역동적인데,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으신가요?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죠. 매일 최상의 컨디션을 갖기 위해 노력하지만, 몸을 많이 쓰다 보니 조금씩 불편한 곳들이 생기거든요. 특히 구두를 신는 작품에서는 더 그렇고요. 어딘가 아프고 불편하면 정말 속상하고 힘들죠. 하지만 커튼콜 때 객석에서 큰 박수를 보내주시는 관객분들을 보면 힘듦보다도 감사함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은 관객분들의 박수 소리를 들을 때에요. 힘들고 아파도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하고 커튼콜에서 객석을 바라보는 그 순간이요.


- 그동안 했던 작품들 중에 작품의 크기나 흥행과 무관하게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나요?


데뷔작인 ‘아이다’요! 그리고 ‘아이다’에서 저의 롤이 가장 애착이 갑니다. 22살, 아직 사회생활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던 어린 학생이었던 제가 언니 오빠들 사이에서 함께 숨 쉬고 뛰었던 그 시간들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 앞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꼭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나요?


저는 ‘맘마미아’ 소피에 도전하고 싶어요. 2016년 ‘맘마미아’에서 리사 커버를 맡았었고 무대에도 올랐었어요. 그리고 너무 감사하게도 2019년 ‘맘마미아’에서 소피 커버를 맡아서 연습도 했었죠. 다시 ‘맘마미아’가 올라온다면, 꼭 도전하고 싶어요. 너무 좋아하는 캐릭터에요, 소피.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배우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기간에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연습실에 가는 길에도 매번 걱정하고 떨렸습니다. ‘오늘도 별일 없겠지’ ‘연습이 계속 진행되겠지’하고요. 그렇게 극장에 들어온 지금도 불안함은 남아있어요. 그래도 이렇게 관객분들이 찾아주시는 ‘고스트’를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도 올라가지 못하고 취소된 공연들, 배우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그 공연을 위해 애쓴 시간들은 무엇과도 비교가 안 되니까요. 저도 코로나19로 인해 이전 작품인 ‘맘마미아’를 예정보다 빨리 맺게 돼서 슬픔의 시간을 오래 보냈어요. 그래서 더욱 ‘고스트’로 다시 무대에 서는 하루하루를 정말 소중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 배우로서 추구하는 방향성도 궁금합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 소리를 더 많이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서 ‘이런 모습도 있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얼마 남지 않은 2020년, 이루고 싶은(혹은 이미 이룬) 목표가 있나요?


2020년 12월 31일. 그날도 무사히 공연을 마치고 퇴근길에 오르는 게 지금 제 목표에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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