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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팬들께 죄송하다” 류중일 감독도 못 깬 두산 포비아


입력 2020.11.06 22:14 수정 2020.11.06 22:1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준플레이오프 두산전 패배 직후 차명석 단장에게 사의 표명

LG트윈스 부임 후 두산에 절대 열세...마지막에도 두산에 막혀

류중일 감독. ⓒ 연합뉴스

류중일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LG트윈스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6일 LG 트윈스는 "류중일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고, 구단은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5일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패배 후 차명석 단장에게 구단의 재계약 의사 여부와 관계없이 사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류중일 감독은 "그동안 LG 트윈스를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아쉬운 경기 결과를 보여드려 죄송하다. 먼저 자리를 정리하고 떠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 트윈스도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과 관련해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었지만, 감독의 의견을 존중해 계약 만료에 따른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 지휘봉을 잡으면서 4년 연속 통합우승(2011~2014년)과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2011~2015년)을 이끈 류중일 감독은 지난 2017년 9월 LG의 제12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당시 국내 감독 최고 대우인 3년 총액 21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5억원)에 계약했다.


류중일 감독 ⓒ 뉴시스

‘우승 청부사’도 LG 트윈스 염원인 한국시리즈 우승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올 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약속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부임 첫해 8위에 머물렀고, 이후 두 시즌에서는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지만 모두 준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들었다. 구단 창단 30주년인 올 시즌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4위에 그쳤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성과지만, 류중일 감독에게 걸었던 기대치와는 거리가 있었다.


더욱 뼈아픈 것은 잠실 라이벌 두산을 극복하지 못한 점이다. 류중일 감독은 부임 첫해 1승 15패의 굴욕을 뒤집어썼다. 이후 두 시즌에서는 각각 6승씩 올렸지만 상대전적 열세는 극복하지 못했다. 최근 3시즌 13승1무34패로 ‘잠실 라이벌’로 부르기도 민망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큰 차이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투타에서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ESPN도 파워랭킹에서 LG를 2위에 올려뒀다.


하지만 두산전에 대한 심리적 압박은 류중일 감독도 해소하지 못했다. 사의를 표명한 것도 두산전 패배 직후였다.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 라이온즈 시절에도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끌다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패했다. 당시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지만 3위로 올라온 두산에 패한 것은 사실이다. 준플레이오프 패배 후 류중일 감독도 그때를 떠올렸다. LG만큼이나 류중일 감독에게도 잊히기 어려운 두산 포비아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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