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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사고’ 연예인들의 복귀 오아시스 된 ‘예능 프로그램’


입력 2020.07.26 09:17 수정 2020.07.26 09:2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김세아, 길ⓒSBS 플러스, 채널A

사건사고의 중심이었던 연예인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복귀 수순을 밞았던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과거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들은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눈물 몇 방울 흘리고, 강호동이 “이제 시청자들도 이해해줄 겁니다”류의 말로 마무리하면, 이를 ‘복귀 허락’으로 받아들였다.


지금도 이 같은 분위기는 여전하다. ‘논란의 연예인’ 출연 후 동료 연예인이나 지인들이 서로 울어주고, 위로하며 ‘사건사고’를 유머 코드로 만들어내어 희석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지나면 ‘복귀’하겠다는 신호를 보낸다. 문제는 이러한 패턴으로 파생되는 문제에 대해 방송가나 연예계에서의 진지한 논의가 드물다는 것이다.


최근 '불륜 스캔들'에 휘말렸던 배우 김세아가 SBS 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로 4년 만에 얼굴을 비치며 재기를 노렸지만 역풍을 맞았다. 김세아는 지난달 29일 SBS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해 2016년 자신을 둘러싼 불륜설에 대해 해명했다.


김세아는 한 부부의 이혼 배경으로 지목되면서 상간녀 위자료 소송을 당했고 그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 불륜설의 발단은 상대방의 회사에서 가방 사업을 하고 싶어했고, 김세아가 받아들였던 것. 이 과정에서 사업이 무산됐고 김세아는 다른 업종의 사업을 제안 받았으며 두 번의 월급을 받고 스캔들이 일어났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방송 후 김세아에게 상간녀 위자료 소송을 걸었던 A씨는 김세아가 언급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비밀유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형사상 법적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김세아는 다시 한 번 구설수에 올라야 했다.


김세아뿐 아니라, 올해만 윤은혜, 길, 최정윤 등이 예능 프로그램으로 복귀했다.


지난 3월 MBC '라디오 스타' 출연한 윤은혜는 2015년 8월 중국의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여신의 패션' 참가 당시 윤춘호 디자이너의 의상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윤은혜는 "표절한 적도 없고 표절 할 이유도 없다"고 부인했지만, 그가 디자인했다고 주장한 다른 의상도 표절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윤은혜의 해명은 설득력을 잃었고, 2018년 MBN '설렘주의보'로 복귀할 당시에도 표절의혹이 꼬리표처럼 붙었다. 결국 '설렘주의보'는 2%대의 시청률로 화제성도 얻지 못한 채 종영했다. 이후 2년 만의 예능인 '라디오 스타'에 출연을 두고 "충분히 자숙했다"란 의견과 "표절 의혹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남편이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배우 최정윤은 4월 JTBC '가장 보통의 가족'에 딸과 함께 출연했다. 방송은 최정윤이 딸 지우를 육아하는 모습을 주로 내보냈다. 또 방송에서 최정윤은 2011년 이랜드 부회장 장남 윤태준과 결혼 후 '청담동 며느리'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난 청담동에 살아본 적이 없다. 지금 내 자동차도 없다. 설명해도 풀리지 않는 오해가 있다"고 토로했다.


최정윤의 복귀는 본인이 아닌 남편의 잘못으로 인한 자숙이었기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과 재벌가 며느리가 힘들게 육아하는 모습에 공감되지 않는 의견이 부딪쳤다.


세 번의 음주운전을 한 후, 자숙했던 길의 경우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였다. 길은 2017년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을 때는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 받은 바 있다.


길은 지난 1월 채널A '아이콘텐트'를 통해 2018년 결혼과 출산을 부인했던 것에 대해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며 아내와 아들을 공개했다. 또 자신 때문에 고충을 겪은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같은 반응을 겪고도 길은 5월 채널A '아빠본색'에서 아내, 아들과 출연했다.


길의 경우는 앞선 사례들과 달리 범법자의 활동 기지개였다. 역시 시청자들은 반기지 않았다. '아빠본색'에서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다고 속내를 고백하던 모습과 세 번의 음주운전을 한 길의 범죄 이력이 상충돼 마음 편히 시청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방송작가는 "논란이 있었던 연예인을 섭외할 때 제작진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자칫하면 방송까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그럼에도 연예인들의 복귀 무대가 예능에서 이뤄지는 이유는, 화제성과 시청률 때문이란 걸 부정하진 못하겠다. 하지만 제작진 입장에서도 화제성을 가져가면서도 연예인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베스트다. 제작진도 '윈-윈'(Win-Win)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부정적인 이슈가 대다수인데 논란이 된 연예인 섭외하는 걸 반복하는지 모르겠다. 예능에 출연해서 힘들었던 과거를 이야기 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건을 저지른 연예인과 대중 사이에 신뢰가 무너진 걸 알지 않느냐"고 충고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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