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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원 간다”···증권사 OCIO 시장 깃발꽂기 ‘수면 위’


입력 2019.11.27 06:00 수정 2019.11.27 09:12        백서원 기자

서울대발전기금 OCiO 두고 경쟁…증권사 신흥강자 후보들 가세

운용경험 쌓아온 NH투자 외 KB·삼성증권 사업 강화속도 ‘눈길’

서울대발전기금 OCiO 두고 경쟁…증권사 신흥강자 후보들 가세
운용경험 쌓아온 NH투자 외 KB·삼성증권 사업 강화속도 ‘눈길’


서울 여의도 증권가ⓒ데일리안

금융투자업계가 급성장이 예상되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태세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2000억원 규모의 서울대학교발전기금 위탁운용사 선정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 기회는 그동안 물밑에서 관련 조직을 강화해온 증권사들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시작된 서울대발전기금 외부위탁운용관리 선정 입찰에 당초 예상보다 많은 증권·운용사가 몰려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 발전기금은 전날 오전까지 나라장터를 통해 OCIO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쳤다. 수십 곳이 지원한 가운데 서울대발전기금 측은 단 1곳을 선정하게 된다.

이번에 선정되는 기관은 내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6년간 기금을 맡아 운용한다. 서울대발전기금이 위탁할 자금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약 2000억원이다. 운용을 통해 얻는 수수료는 6bp에 그치지만 공익법인 최초의 자금이라는 상징성과 사업 확장 잠재력으로 주목받았다.

비교적 빠르게 OCIO 시장에 자리를 잡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이번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NH투자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 등 초대형 IB까지 경쟁에 가세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우선 기존 트랙 레코드를 쌓아온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NH투자증권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OCIO 시장에선 과거 운용자산 규모 및 성과가 위탁사 선정을 좌우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위탁자산 20조원에 달하는 주택도시기금 등의 운용을 전담한다. 삼성자산운용은 18조원 규모의 산재보험기금을 2015년부터 5년간 전담 운용해왔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위탁운용전담기관에 선정돼 19조원의 주택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다.

OCIO는 기관투자가가 효율적인 자산 배분을 위해 자산 일부를 외부에 일임해 전략적 자산 배분, 목표 수익률 설정, 자금 집행, 위험관리까지 위탁 운용하는 제도다. 국내 OCIO 시장은 100조원 규모를 웃돌고 있다.

업계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자동투자) 제도가 도입되면 국내 시장이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은 OCIO 부서를 신설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기관영업본부 산하에 OCIO솔루션센터를 개설했다. 정영채 사장이 외부위탁 운용사 선정 과정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운용 경험을 쌓는 데 성공했다. 올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뱅가드 그룹의 자회사인 뱅가드 인베스트먼트 홍콩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도 자산운용 역량 키우기의 일환이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올해 OCIO 조직을 신설했다.

업계에선 특히 최근 사업 강화 기조를 보이고 있는 KB증권과 삼성증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KB증권은 작년 말 금융상품영업본부 산하에 작년 말 OCIO전략팀을 신설했다. 이달 6일에는 업계 최초로 국내 개인·기관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EMP 솔루션’을 발간해 OCIO, 기업퇴직연금 등의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이어 22일 OCIO 역량 강화를 위해 글로벌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엔트러스트글로벌과 포괄적인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박정림 사장은 “올해 OCIO 관리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데 이어 이제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배당사고 이후 실적과 경영에서 안정성을 되찾으며 점차 사업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보수적인 경영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영업정지 여파를 털어내는 데 집중했다. 이에 OCIO 시장 진출 등에도 미온적이었지만 이번 서울대발전기금 OCIO에 지원해 업계 눈길을 끌었다. 올해 실적 성장을 이뤄낸 만큼 내년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남재우 자본사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각종 공제회와 대학기금, 사내유보금을 운용하려는 기업 등 OCIO 제도의 잠재적 수요는 매우 두텁다”면서 “수탁자인 금융회사의 입장에서도 OCIO 제도는 미래 전략 방향에 부합하는 부가가치 높은 사업모형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기존의 수동적인 사업모형에서 글로벌 자산배분과 맞춤형 솔루션 제공 같은 적극적인 자산관리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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