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공기관 투자 ‘54조원+α’…매주 실적 점검으로 옥죄기
추가투자 공공기관 평가 제외…당근책에도 실적악화 부담에 전전긍긍
하반기 공공기관 투자 ‘54조원+α’…매주 실적 점검으로 옥죄기
추가투자 공공기관 평가 제외…당근책에도 실적악화 부담에 전전긍긍
정부가 하반기 경제 활력 대책으로 꺼내든 공공기관 투자 확대를 놓고 부채를 가속화 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공기관 부채는 내년이면 500조원을 돌파한다. 그런데 정부는 하반기에 공공기기관 투자 계획 54조원을 100% 달성하겠다고 공공기관들을 옥죄고 있다.
오히려 ‘빚내서 투자하라’는 부분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내년 공공기관 평가에서 올해 하반기 부채를 내서 투자한 부분은 제외하겠다고 당근책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현재 경제 상황이 위기라는 부분을 인식해 단기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으로 공공기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공공기관들은 대부분 ‘공기업’이다. 정부가 규정한 공기업은 34개다. 이들 공기업이 이번 투자 확대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공기업 부채는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예상되는 공공기관 부채는 498조9000억원이다. 내년이면 500조원을 훌쩍 넘는 규모다.
공공기관들 사이에서는 가뜩이나 부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마당에 또 다시 빚내서 투자하라는 정부 지침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정부에서 추진했던 ‘공공기관 개혁’과 괴리감이 있다는 얘기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사업을 열심히 했던 공기업들은 지금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매년 공공기관 평가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하반기 투자 중심에 공공기관을 세웠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언제부턴가 정부가 공공기관을 지나치게 컨트롤하려는 것이 심해지고 있다. 이번 투자 계획 역시 ‘공공기관 평가 제외’라는 단서를 달면서 공공기관을 압박하고 있다”며 “정부 입맛대로 달면 삼기고 쓰면 뱉는 공공기관 운영 방안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투자여력이 있는 공기업들 부채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불어나고 있다. 한국전력의 경우 올해 연료비 및 환율 상승 영향 속에 부채 규모가 지난해 114조2000억원에서 올해 126조5000억원으로 12조3000억원 늘었다.
건강보험공단은 이른바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해 부채 규모는 지난해 11조3000억원에서 13조1000억원으로 뛰었다.
이밖에 ▲한국서부발전(0.9) ▲한국중부발전(0.7) ▲한국수력원자력(0.7) ▲한국지역난방공사(0.3) 등 이자보상비율은 모두 1.0 밑으로 추락했다.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 이자 갚기도 버거워졌다는 의미다. 이들 공기업은 불과 2~3년 전만해도 우량기업 반열에 올랐던 곳이다.
한편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19~2024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공공기관 부채비율은 지난해 167%에서 올해 170%로 오르고, 채무는 지난해 479조원에서 2023년 586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부채는 498조9000억원으로 5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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