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매체선 美중재 관련 보도 찾아보기 힘들어
한국 외교 대응 두고는 ‘고자질 외교’라고 폄하
전문가 “日, 美와 조율 끝내고 일 벌였기 때문”
日매체선 美중재 관련 보도 찾아보기 힘들어
한국 외교 대응 두고는 ‘고자질 외교’라고 폄하
전문가 “日, 美와 조율 끝내고 일 벌였기 때문”
한일갈등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정작 일본 언론은 미국의 중재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국내 언론이 지난 17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의 방문이나 지난 23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방문 때 '한일 중재' 관련 메시지에 주목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대다수의 한국 매체들은 이들의 방문에 미국으로부터 메시지가 나올지 여부에 크게 주목했었다. 우리 정부가 한일 갈등이 표면화한 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미국으로 보내는 등 미국 측에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해왔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매체들은 미국의 중재 관련 보도를 거의 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 나에게 개입할 수 있을지 물어왔다. 양국의 요청이 있으면 돕겠다”고 한 발언을 건조하게 보도하는 수준이었다.
日언론 "한국의 고자질 외교 불발로 끝났다"
일부 일본 언론은 한국의 외교 대응을 두고 ‘고자질 외교’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산케이 신문은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 당시인 17일 “문재인 정권의 ‘고자질 외교’가 불발로 끝났다‘는 요지의 기사를 실었다.
산케이는 기사에서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에 앞서 한국 미디어는 ‘한일 중재 메시지를 낼까’ 등을 보도하는 등 미국 측의 중재 역할을 기대했다”며 “그러나 트럼프 정권 측의 중재 언질을 끌어낼 수 없었다. 대미 외교전의 제 1막은 불발로 끝난 것 같다”고 썼다.
일부 언론에선 문 정부가 미국의 중재를 기대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와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 수출 규제 관련 중재를 요청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5일 실은 칼럼에서 “이상한 것은 미국에 대한 문 정권의 개입 요청”이라며 “지금 미국은 일방적으로 관세를 인상하면서 국제 협정을 위반하고 있지만 초강대국이기 때문에 묵인되는 모순된 존재”라고 썼다. 이어 “실제로 미국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봤다.
이에 대해 남성일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일본이 이미 사전에 미국과 어느 정도 조율을 해놨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남 교수는 “일본은 미국이 어느 수준까지는 직접적으로 중재에 나서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며 “일본은 사전에 충분히 공을 들여놨기 때문에 한국의 대미 외교 노력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은 국제사회가 이번 갈등을 경제 문제로 인식하게 하려는 반면, 일본은 안보문제화하고 싶어한다”며 “ 때문에 일본이 미국의 개입을 곤란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5일 볼턴 미 보좌관은 한국이 기대하던 한일갈등 관련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채 한국을 떠났다. 볼턴 보좌관은 “한미동맹이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한미간 협력도 지속될 것이다. 한일‧한미일간 안보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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