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약스 황금세대에 드리우는 '해결사' 손흥민
아약스와 챔피언스리그 4강 출전 확실시
아약스 안고 있는 뒷공간 약점이 기회
해결사 없이 홈에서 완패했던 토트넘이 손흥민(27)을 등에 업고 아약스 황금세대 앞에 선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크루이프 아레나서 킥오프하는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아약스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10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아약스는 미드필더 프랭키 데 용(22)을 비롯해 ‘캡틴’ 센터백 마티아스 데 리흐트(19) 등 평균연령 24세의 팀으로 무려 23년 만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꿈꾸고 있다. 홈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른다.
반면, 챔피언스리그 1차전 홈경기에서 0-1 완패한 토트넘은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바라볼 수 있다. 토트넘은 2골 이상 터뜨리고 승리해야 90분 안에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를 연파한 데 이어 1차전에서 승리를 따낸 아약스의 기세를 생각하면 어려운 미션이다. 그러나 8일 안필드 기적을 쓴 리버풀을 보면 스코어상으로는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리버풀은 리오넬 메시가 버틴 FC바르셀로나를 상대로 1차전 0-3 패배를 딛고 2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2차전 원정에는 ‘히스토리 메이커’ 손흥민도 돌아온다. ‘주포’ 해리 케인이 이탈한 상황에서 손흥민까지 경고누적 징계로 빠진 가운데 치른 1차전에서 토트넘은 무기력했다. 중원에서 완전히 밀렸던 토트넘은 얀 베르통언의 부상 이탈로 갑작스럽게 꺼내든 시소코 카드로 다시 흐름을 잡았다.
시소코 투입 후 아약스의 강점인 중원에서의 세밀하면서도 창의적 플레이는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약스 중원에서 토트넘이 볼을 끊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을 살려 수비라인 뒷공간을 파고들며 강력한 슈팅까지 연결할 해결사가 없었다. 이날 토트넘의 유효슈팅은 1개에 불과했다. 뼈아픈 손흥민 부재다.
손흥민이 돌아오는 2차전에서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드필드에서의 세밀하고 조직적인 플레이를 앞세운 아약스를 상대로 시소코 투입 이후 달라졌던 양상을 재연할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 압박으로 볼을 끊어 역습 상황을 전개하면, 1차전과 달리 수비 뒷공간 침투 능력이 뛰어난 ‘해결사’ 손흥민의 힘을 이용할 수 있다.
‘스페셜 원’ 무리뉴 전 맨유 감독이나 현지 언론들도 맨시티와의 8강에서 3골을 터뜨리고 토트넘을 57년 만에 4강으로 이끈 손흥민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4일 EPL 37라운드에서 제퍼슨 레르마(본머스)와의 충돌로 인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후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토트넘이 항소를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손흥민이 EPL 최종전에 나오지 못하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이 올 시즌 자신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 올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이 걸린 만큼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토트넘이 결승에 진출하면 손흥민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게 된다. 토트넘에 반드시 필요한 2골을 손흥민이 넣는다면 자신의 시즌 최다골 기록도 경신한다. 손흥민은 현재 20골을 기록 중이다. 최다골 기록은 2016-17시즌 21골이다.
손흥민 발이 기적을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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