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위스키 제외한 인터내셔널 위스키 대폭 인상
종량세 개편 앞둔 꼼수 인상·고배당 잔치 힘실어 주기
로컬 위스키 제외한 인터내셔널 위스키 대폭 인상
종량세 개편 앞둔 꼼수 인상·고배당 잔치 힘실어 주기
국내 위스키 1위 회사인 디아지오코리아가 위스키 가격을 인상한다. 로컬 위스키인 '윈저'를 제외한 인터내셔널 위스키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전세계 유통 국가 중 유일한 대폭 인상이다. 특히 이번 결정이 주류세 개편을 앞둔 시점이라 업계의 혼란을 틈탄 기습 인상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는 조니워커, J&B, 텐커레이 진 등 위스키 가격을 평균 8% 인상한다. 2015년 이후 4년여만으로, 180여 개국에서 영업 중인 디아지오 중 디아지오코리아만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국내에서만 판매하는 '윈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들의 가격이 상향 조정됐다. 특히 조니워커레드와 블루가 5%, 싱글몰트(탈리스커, 글렌킨치, 오반)가 15%로 몰트 제품의 가격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인건비, 생산자물가 등 원가 인상 압박 등을 고려해 가격을 올리게 됐다"며 "원액 부족 영향으로 원가가 많이 오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인상의 배경을 두고 종량세 개편을 틈탄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맥주를 중심으로 기존 종가세를 종량세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류세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기재부는 조세재정연구원의 주세법개정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면 이 달중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 예정이다.
현재 주류 과세체계는 가격을 기준으로 한 종가세 방식이다. 기재부는 지난해부터 주류과세 체계를 알코올 함량 또는 술의 용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종량세는 용량 뿐만 아니라 도수 등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이다. 즉, 종량세가 도입 될 경우 상대적으로 저가였던 로컬 위스키 가격은 오르고, 고가였던 인터내셔널 위스키 가격은 내릴 가능성이 크다. 여러모로 위스키 업체에 유리한 조건임에도 가격을 올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종량세 전환시 알코올 도수 40도 기준 위스키의 경우 매겨지는 세금은 최대 72.44% 감소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인 위스키의 경우 종량세 개편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구조다.
주세법이 개정되지 않더라도 이번 가격 인상으로 디아지오의 '고배당 잔치'에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올라온 디아지오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국 본사에 총 303억원을 배당했다.
그러면서 2014년과 2018년 희망퇴직을 실시해 30~40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또 지난해에는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옥도 역삼동에서 여의도로 옮겼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번 돈 수백 억원을 해외 본사에 보내고 직원 수십 명은 구조조정하는 '고배당 저기부' 기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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