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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2018 결산] 내 편 없는 카드사, 곡소리로 한 해 보냈다


입력 2018.12.22 06:00 수정 2018.12.22 06:13        배근미 기자

예상폭 넘어선 카드 수수료 인하에 업계 '충격'…순익 급감 ‘현실로’

'간편결제 경쟁에 제로페이까지…"해도해도 너무해" 노조 이례적 반기

예상폭 넘어선 카드 수수료 인하에 카드업계 '충격'…순익 급감 ‘현실'로
'간편결제 경쟁에 제로페이까지…"해도해도 너무해" 노조 이례적 반기


기우라고 믿었던 카드업계의 우려는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소상공인 지원을 명분으로 본격화된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움직임은 지난해에 이어 최고조에 달했고 수수료 ‘제로화’를 선언하며 정부 주도의 간편결제 시스템 ‘제로페이’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어느 곳 하나 내 편이 없는 카드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암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데일리안

기우라고 믿었던 카드업계의 우려는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소상공인 지원을 명분으로 본격화된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움직임은 지난해에 이어 최고조에 달했고 수수료 ‘제로화’를 선언하며 정부 주도의 간편결제 시스템 ‘제로페이’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어느 곳 하나 내 편이 없는 카드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암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예상폭 넘어선 카드 수수료 인하에 업계 ‘충격’…순익 급감 ‘현실로’

“내년도 사업계획이요? 아직 꿈도 못 꿉니다. 당국에선 마케팅 비용 줄여서 카드 수수료 내리라고만 하고 TF(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도 내년 1월 말쯤에나 결론이 날 거라고 하는데 지금 당장 뭘 결정할 수나 있겠습니까?”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해야 할 연말이지만 당장 내년을 떠올리는 카드업계 종사자들은 전무했다. 대신 카드업계 전반에 닥친 위기와 암담한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토로하는 모습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본업인 카드 수수료 인하에 대한 실적 악화 우려와 현실로 점철된 1년이었다는 평가로 2018년 한 해를 떠올리고 있었다.

‘3년’이라는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원가) 산정주기가 무색하게 사실상 거의 해마다 단행된 수수료 인하였지만 올해 발표된 인하안은 그 어느 때보다 빈번했고 강도가 높았다. 원가 산정 이전부터 카드업계 내에서는 수수료 인하 여력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으나 금융당국은 마케팅 비용 절감을 통해 수수료 인하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 결과 업계 예상보다 더 큰 고강도 카드 수수료 인하라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로 당장 내년 1월부터 PG하위온라인사업자와 개인택시, 신규사업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적용이 이뤄질 예정이고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를 골자로 하는 카드 수수료 개편안이 발표됐다. 이에따라 내년부터 연 매출 5억원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던 우대수수료율 적용범위가 연 매출액 30억원 상당의 가맹점까지 확대돼 전 가맹점의 93%가 우대수수료 적용을 받게 됐고, 연 매출 500억원 이하 대형가맹점들 역시 1%대 수수료를 적용받게 됐다.

이미 계속돼 온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에 법정최고금리 인하, 대출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카드사들의 순익 역시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국내 전업계 카드사 8곳의 누적 순이익은 총 4053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4223억원) 대비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급감한 바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업황 부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여신금융연구소 역시 내년도 카드사 손실분 7000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 5000억원, 2021년 3000억원 등으로 3년간 1조5000억원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카드채 발행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과 대손 비용이 증가하는 추세도 위험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간편결제 경쟁에 정부 견제까지…“해도해도 너무해” 노조 이례적 반기

카드사들의 악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 자리잡은 스마트폰 간편결제 플랫폼 등을 활용해 네이버(네이버페이), 카카오(카카오페이), 삼성(삼성페이) 등 유통·제조·IT 대기업들들이 편의성과 혜택, 고객 접근성 등으로 중무장한 채로 결제시장에 잇따라 진입하면서 그동안 카드사들이 주도하던 결제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여기에 소상공인들의 결제 부담을 없애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제로페이’까지 시범 서비스에 돌입하면서 카드업계는 더욱 암담한 상황을 맞게 됐다. 제로페이는 중간사업자인 카드사를 거치지 않고 가맹점 내 QR코드 인식을 통해 가맹점과 이용자 간 은행 계좌이체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이른바 ‘카드리스’ 시스템으로, 내년부터 이용 시 40%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한편 정부의 이같은 전방위 옥죄기 정책에 감원 한파 위기에 내몰린 업계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실제로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에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현대카드가 창사 이래 최초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고 은행계 카드사들 역시 실적 부진에 따른 합병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기도 했다. 모기업 이슈로 매각이 진행 중인 롯데카드 역시 업황 부진에 따른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카드사 노조 역시 지난달부터 이례적으로 무기한 천막농성에 나서며 고용 불안에 따른 거센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장경호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 겸 우리카드 노조지부장은 “카드사 직원뿐 아니라 모집인, 밴(VAN)사 및 밴대리점 직원에 이르기까지 카드산업 종사자의 상당수가 고용 불안에 내몰리고 있다”며 “일자리를 만든다던 정부가 되레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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