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남북 경협 구심점 역할 부상
남북정상회담 경제 분야 수행원 이끈 데 이어 내달 북·중 접경지역 방문
대북사업권 손에 쥔 현정은 회장과 서울상의 회장-부회장으로 인연
남북정상회담 경제 분야 수행원 이끈 데 이어 내달 북·중 접경지역 방문
대북사업권 손에 쥔 현정은 회장과 서울상의 회장-부회장으로 인연
지난주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제 분야 특별수행원들을 대표하는 역할을 했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내달 중국을 방문해 북한과의 접경지역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번 방중은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대비한 행보로 알려져 향후 남북 경협에서 박 회장이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내달 중순께 중국 단둥과 훈춘 등 북한과의 접경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제 이전까지 북한과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던 이들 지역을 살펴보고 앞으로 남북경협이 재개될 경우 사업구상에 참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회장의 방중에는 상의 회장단이나 일부 경제계 인사가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문 목적은 추후 발표하겠지만 남북경협 관련 사안도 포함돼 있다”면서 “(박 회장이)방중에 함께하기 위해 몇몇 분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남북경협 재개시 박 회장의 역할이 막중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가 문재인 정부와 코드가 잘 맞는데다, 북한의 주요 SOC(사회간접자본) 사업권을 쥐고 있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도 서울상의 회장-부회장으로 돈독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난 18~20일 북한 방문 당시에도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의 면담 등 공식 일정에서 우리측 경제인들을 대표하는 역할을 했고, 당시 리 부총리와 철도, 관광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주요 대북 사업권을 쥔 현대그룹이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박 회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의 계열분리 이후 중견기업 수준으로 사세가 위축돼 투자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남북경협 재개로 북한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려면 컨소시엄 구성이 필수적이다. 범(凡)현대가에 속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과거 현대건설 인수전 이후 서먹한 관계라 딱히 믿을 만한 파트너를 찾기가 쉽지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남북경협은 개별기업이 주도적으로 나서기에 리스크가 큰 만큼 경제단체, 그것도 기왕이면 정부와 관계가 좋은 경제단체가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게 유리하다”면서 “대북사업을 통해 현대그룹 재건을 노리는 현정은 회장도 박 회장의 인맥을 활용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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