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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석달…치솟는 외식·밥상 물가에 '한숨'


입력 2018.03.30 15:09 수정 2018.03.30 16:21        김유연 기자

최저임금 인상 후 77.5% 업체가 경영상태 악화 토로

외식·생활물가 전반으로 가격인상 확산…당분간 지속 '우려'

최저임금 인상이 시행된지 약 세 달이 지나가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역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가격인상 안내문. ⓒ데일리안

최저임금 인상 시행 3개월이 지나며 곳곳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최저임금발' 가격인상이 외식프랜차이즈를 넘어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폐점을 결정하거나 폐점을 앞둔 프랜차이즈들도 수두룩하다.

30일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최저임금 적용 2개월 국내 외식업 영향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외식업체(300곳) 중 77.5%가 올해 최저임금 적용 이후 현재까지 경영 상태가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응답 업체의 올해 1∼2월 월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12.1%, 30.1% 감소했다.

인건비 부담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하거나 종업원 고용을 줄이거나 고용시간을 단축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까지 메뉴 가격을 인상한 업체는 24.2%, 평균 인상률은 9.7%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외식 프랜차이즈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줄잇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부터 제품 가격은 100~300원 인상했다. 버거킹은 이달부터 버거와 사이드메뉴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버거 등 10종으로 인상률은 제품에 따라 1.0∼2.6%다.

앞서 맘스터치, 놀부부대찌개, 신선설농탕, 신전떡볶이, 이삭토스토, 써브웨이 등도 가격을 최대 20% 가량 올렸다.

치킨 업계 역시 가격인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부 가맹점들이 최저임금와 배달료 인상 등을 이유로 가맹본부와 무관하게 자율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거나 무료였던 무나 콜라를 유료로 전환했다. 가맹점들의 가격인상 압박이 한계치에 달해 더 이상 현상유지가 어렵다는 게 본사 측의 입장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인건비, 임대료, 배달서비스 비용 부담을 호소하며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고민이 크다"면서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를 의식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올해안에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채용도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최근 고용주 6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54.1%가 연초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된 이후 채용을 줄였다.

사업장 형태별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60%)과 개인사업장(55.1%)에서 아르바이트생 채용을 줄였다는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핵심 상권에 위치한 대형 프랜차이들의 직영점도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치솟는 임대료와 물가상승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폐업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맥도날드는 주요 상권에 위치한 두 곳(시촌, 서울대 입구)의 문을 닫는다. 이곳 외에도 맥도날드는 서울 사당점, 용인 단대점, 부산서면점 등의 폐점을 결정했다. 버거킹도 지난해 말까지 운영하던 서울 여의도점을 올 들어 폐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계약할 때마다 두 자릿 수 인상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치솟는 임대료로 인해 광화문이나 종각 등 주요 상권임에도 불구하고 공실로 남아있는 경우도 많다"면서 "건물주는 임대료 낮추면 건물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해 공실이 생겨도 임대료를 낮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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