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확충 잰걸음' 보험사들 해외에서 답 찾나
교보생명 이어 흥국생명도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성공
낮은 신용도에도 흥행 가도…금리 조건도 국내보다 좋아
IFRS17 대비 자금 조달 시급한 보험업계…보폭 넓어질까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는 보험사들의 발걸음이 해외로 향하고 있다.
교보생명에 이어 다소 전망이 불투명해보였던 흥국생명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까지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을 향한 국내 보험업계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자금 공급에 어려움을 겪던 보험사들이 해외에서 답을 찾아 나갈지 주목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흥국생명은 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달 초 흥국생명은 이 같은 규모의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 결과 61개 기관으로부터 13억달러의 청약이 들어왔고, 7억달러 가량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금리 조건도 나쁘지 않다. 이번에 흥국생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연 4.475%로 확정됐다. 원화 환산 시 3.939%다. 흥국생명이 지난 3월 국내에서 발행했던 1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와 3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각각 4.779%와 4.933%였던 것과 비교하면 더 양호한 조건이다.
당초 흥국생명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성공은 장담하기 힘들다는 평이 많았다. 흥국생명은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로부터 보험금지급능력평가는 Baa1, 후순위 자본증권 등급은 Baa3을 받았다. 이는 무디스 기준에서 투자 가능한 평가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발행이 이뤄지더라도 흥국생명의 희망 금리 수준이었던 4.625%보다 높은 5%대까지 금리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실제로는 희망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것이다.
흥국생명에 앞서 올해 7월 교보생명도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당시 수요예측에서는 54억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이에 따라 IFRS17 적용을 앞두고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린 다른 중소형 보험사들도 글로벌 시장을 통한 자본 확충에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2021년 IFRS17이 시행되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보험금 부담이 늘어난다. 결국 회계 상 자본이 줄고 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신종자본증권이란 수단도 보험사에겐 매력적인 부분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어 하이브리드 증권이라고도 불린다. 이전까지 보험사들이 주로 자본 확충에 활용해온 후순위채보다 금리가 높아 발행 회사가 비용을 좀 더 부담해야 하지만, 만기가 보통 30년 이상인 초장기채야여서 전액 자본으로 인정받는 다는 점은 자본 확충 용도로써 큰 장점이다. 반면 후순위채는 만기 5년 전부터 자본 인정액이 매년 20%씩 깎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본시장의 경우 앞서 보험사들이 대량으로 발행해 온 후순위채 등을 소화해온 탓에 이제는 보험업계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흥국생명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투자자 풀이 넓은 해외 시장에서의 자본 확충에 나서는 보험사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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