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완이 밝힌 홈런의 비결은?
한국시리즈 3차전, 9회초 2사 후 쐐기 2점 홈런
김강률 상대로 배트 짧게 잡고 직구 노려
나지완(33·KIA)이 한국시리즈에서 또 강렬한 홈런포를 터뜨렸다.
나지완은 28일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의 3차전에서 9회초 대타로 나와 극적인 쐐기 2점 홈런을 터뜨렸다.
KIA가 4-3 박빙의 리드를 잡은 가운데 나지완은 9회초 2사 3루에서 김민식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서 두산 마무리 김강률과 대결했다. 볼카운트 1B에서 김강률의 149㎞짜리 직구를 받아친 나지완은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비거리 130m)을 쏘아 올렸다.
9회초 2사 후 터진 극적인 쐐기포라 2009년 SK와의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을 떠오르게 했다. 이에 대해 나지완은 “이제 2009년 끝내기 홈런이 아닌 KIA의 11번째 우승 영상을 보고 싶다”며 웃었다.
1점차 승부였던 경기는 나지완의 홈런으로 6-3으로 벌어졌고, KIA는 마무리 김세현의 세이브로 한국시리즈 2승째를 거뒀다. 1차전 3-5 패배 이후 2연승이다. KIA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2009년 이후 8년만의 통합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나지완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 MVP는 선발 투수 펫딘(7이닝 6피안타 3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이 차지했지만 팬들의 관심은 나지완에게 더 쏠렸다.
나지완은 홈런 당시 상황에 대해 “3주를 쉬면서 내 배트 스피드는 떨어졌는데 2차전에서 봤던 김강률의 공은 정말 빨랐다. 3루에 주자가 있어 변화구를 던지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하고 방망이를 짧게 잡고 쳤는데 운 좋게 중심에 맞았다”고 설명했다.
나지완은 경기 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넓은 잠실구장의 특성상 수비에 더 힘을 줬던 김기태 감독 결정에 따라 김호령이 선발 중견수로 투입됐고, 2차전까지 좌익수를 맡았던 최형우가 지명타자가 되면서 나지완은 이날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수비에 무게를 뒀다고는 하지만 나지완의 방망이가 뜨거웠다면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다. 중심타자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부진했던 나지완은 이 홈런이 한국시리즈 첫 안타다. 나지완은 1, 2차전에서 7타수 무안타 1볼넷 3삼진에 그쳤고, 3차전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나지완은 이런 상황도 홈런을 친 원동력으로 꼽았다. 나지완은 “선발로 출전하지 못한 것도 자극이 됐다. 경기 내내 대타를 대비했다”고 밝혔다.
나지완은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도 6차전까지 타율 0.188(16타수 3안타)로 부진하다가 7차전에서 KBO리그 역사에 남을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잠실서 깨어난 나지완이 KIA에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