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에이전트사 선정 작업 착수...마이너리그 계약 각오?
미국 진출 위한 본격적인 행보
현행 룰에서는 대박 계약 불가능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가 2018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미국 ‘팬레그 스포츠’ 존 헤이먼은 26일(한국시각) “오타니 측이 미국 진출을 위한 대리인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후보군에는 당연히 보라스 코퍼레이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대표로 있는 에이전트사다.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오타니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서만 메이저리그 도전이 가능하다. 성공한다면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입단 5시즌 만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없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오타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LA 다저스-뉴욕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 등 메이저리그 여러 구단은 오타니가 복귀한 시점부터 일본에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 중반 손가락 물집 탓에 규정 이닝,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하고도 퍼시픽리그 MVP에 선정됐다. 올스타전 홈런더비 우승, 일본프로야구 최고 구속(비공인)인 165㎞를 찍기도 했다.
올 시즌은 고질적인 발목 통증 등으로 정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6월 말 복귀한 오타니는 본래의 위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 10여개팀의 스카우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도류의 진가를 뽐냈다.
지난 21일에는 소프트뱅크전에서 최고구속 162km의 직구를 앞세워 퍼시픽리그 우승팀 소프트뱅크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묶었다. 지난 23일에 지바 롯데전에는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3-3 맞선 8회 솔로홈런을 터뜨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전날 선발승에 이은 결승 홈런이다.
가치가 높은 오타니도 현 제도 하에서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다.
포스팅시스템은 최고가로 입찰한 구단에 독점 교섭권이 주어지는 방식이었다. 다르빗슈(5170만 달러)-류현진(2573만 달러)도 이 같은 방식으로 진출해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2014년부터 입찰 최고액 상한선이 2000만 달러로 정해졌다. 대신 선수가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따라서 에이전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해외 선수’로 ‘25세 미만’인 오타니는 현행 룰에 따라 마이너리그 계약만 허용된다. 이후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자격을 얻어 MLB에 승격해도 2020년까지는 연봉조정자격이 없다.
물론 바뀔 여지는 있다. 미국과 일본프로야구 양대 기구는 10월 31일 만료되는 미·일 선수협정 개정을 논의 중이다. 일본 구단으로서는 더 많은 이적료를 받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오타니가 일본에서 2년 더 뛰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진출한다면 초대형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오타니는 돈 보다 꿈에 기울어 있는 상태다. 에이전트사도 알아보고 있다. 이미 오타니가 밝힌 대로 마이너리그 계약을 각오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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