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는 저금리 기조…해외투자 드라이브 거는 보험업계
기준금리 1.25%…14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 유지
보험사 외화 유가증권 자산 81조…전년比 47.6%↑
포트폴리오 비중 10% 육박…국외 투자 가속 전망
한국은행이 14개월째 기준금리 동결로 최저금리 기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보험업계가 해외투자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 달 3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 인하된 이후 14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을 지속했다.
저금리 장기화가 지속되면서 보험사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국내 기준금리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한지 1년이 넘어가면서 이미 보험업계는 빠르게 국외 투자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실제 국내 40개 보험사의 외화 유가증권 자산은 지난 4월 말 기준 81조3711억원으로 전년 동기(55조1303억원) 대비 47.6%(26조2408억원) 급증했다.
이에 따라 해외증권이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조사 대상 보험사들의 올해 4월 말 외화 유가증권 자산은 전체 운용자산 827조4631억원 중 9.8%를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해 4월 말 운용자산(763조3199억원) 중 7.2%(55조1303억원)가 외화 유가증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6%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생명이 해외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은 운용자산 17조3747억원 중 23.3%인 4조408억원을 외화 유가증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을 비롯해 운용자산의 5분의 1 이상을 외화 유가증권에 넣고 있는 보험사만 총 여섯 군데에 달했다. 운용자산 대비 외화 유가증권 비율이 20%를 넘는 보험사는 KDB생명(22.9%)과 처브라이프(22.2%), 한화생명(22.0%), NH농협생명(20.9%), 동부생명(20.8%) 등으로 조사됐다.
보험사 입장에서 투자 수익률은 사업을 안정적으로 꾸려가기 위한 핵심 요소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잘 굴려 만기 시 이자까지 붙여 돌려줘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국내 채권이나 주식만으로는 자산운용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해외투자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채권과 유가증권, 대체투자에서의 기대수익률이 국내 투자보다 낫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번 한은의 발표를 앞두고 조심스레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결국 무산되면서 보험업계의 해외 투자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보수적인 자산운용으로는 목표 수익률 도달이 어려워진 현실"이라며 "한은이 최저 수준의 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여력이 있는 한 해외투자나 대체투자로 눈을 돌리는 보험업계의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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