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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국민 위해 새로운 길 찾겠다"…윤 전 대통령, '사저 정치' 예고했다


입력 2025.04.12 00:10 수정 2025.04.12 00:10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지난 4일 파면 이후 11일 한남동 관저 퇴거

지지자들에게 손 흔들고 악수·포옹·주먹 불끈

대통령실 직원 200여명도 관저서 尹 부부 배웅

尹 "임기 끝내지 못해 아쉽다…그만 울어라"

관저를 퇴거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파면 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돌아갔다. 2022년 11월 7일 사저에서 관저로 옮긴 지 886일 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11일 오후 관저 퇴거 후 사저에 도착하기에 앞서 변호인단을 통해 "이제 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며 "국민 여러분과 내가 함께 꿈꾸었던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위해 미력하나마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를 냈다.


윤 전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기 전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3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차장급 참모들과 20여 분간 별도로 인사를 나눴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를 끝내지 못해 아쉽다. 모두 고생이 많았다. 많이 미안하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강건하시길 기원합니다"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배웅을 온 대통령실 직원 200여 명과도 일일이 악수하며 "고생했다" "힘내라" "고맙다"고 했다. 많은 직원들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우리가 취임 이후 국가 발전을 위해 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사회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며 "비상조치 이후 미래 세대가 엄중한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 가치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정을 수습하고, 그만 울고, 자유와 번영을 위해 더욱 힘써달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 이후 잇따라 메시지를 내면서,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사저 정치'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중도층 이탈'을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저를 퇴거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노타이 남색 정장 차림의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9분께 밝은 표정으로 관저 정문을 걸어 나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거나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윤 어게인(Yoon Again)" "사기 탄핵"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대학교 학과 점퍼를 입고 관저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대학생들을 보자 벅찬 표정으로 다가가 포옹하며 등을 두드렸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쳤던 전국 40여개 대학 학생 연대인 '자유대학'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저를 퇴거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약 4분뒤 다시 차량에 오른 윤 전 대통령은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동 중간에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에게 건네 받은 'Make Korea Great Again'(대한민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라고 쓰여진 빨간 모자를 쓰고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이 슬로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본딴 것이다.


관저를 퇴거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향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오후 5시 30분께 도착한 서초동 사저 앞에서도 윤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했다.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건희 여사도 차에서 내려 함께 인사했다. 김 여사가 한 여성 지지자와 포옹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선 대통령실 출신의 강명구·강승규·임종득·박성훈 국민의힘 의원과 탄핵 반대에 앞장섰던 일부 의원들이 사저 앞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 복귀를 지켜봤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관저에서 함께 생활하던 반려견·반려묘 총 11마리도 사저로 데리고 왔다. 서초동 사저는 주상복합건물인 만큼, 주민 불편이나 반려동물과의 생활 등을 고려해 추후 단독주택 등으로 이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경호처는 약 40명 규모의 사저 경호팀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앞으로 최대 10년까지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서울 서초구 사저로 들어서며 마중 나온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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