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실적배당 퇴직연금 수익률 고전 왜

최근 3년 간 실질 수익률 10.24%…국내 생보사들 중 가장 낮아

국내 주식투자 부진…기대 수익 낮은 채권에 자금 몰리며 이중고

한화생명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펀드들의 최근 3년 수익률이 10.24%로 국내 생명보험사들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업계 평균 대비 2.47%포인트 낮은 수치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한화생명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펀드들의 최근 3년 수익률이 국내 생명보험사들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식시장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 투자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점이 뼈아팠다. 더욱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든 국내 채권에 국내 생보사들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배분되면서 포트폴리오 자체가 꼬여버린 점이 전반적인 수익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생명보험협회 상품비교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2014년 6월 이전에 설정된 생보사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펀드 56개의 최근 3년 실질 수익률은 평균 12.71%로 집계됐다. 실질 수익률은 각 펀드의 해당 기간 수익률에 자산 규모를 곱해 가중치를 적용한 뒤 다시 전체 자산 액수로 나눠 계산한 결과다.

실적배당형 퇴직연금은 그 이름처럼 자산 운용에 따른 성과를 고객들에게 나눠주는 형태의 상품이다. 투자 실적에 따라 퇴직연금 액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가입자로서는 기반이 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낮으면 그 만큼 불리하다.

보험사 별로 보면 이 기간 한화생명의 실적배당 퇴직연금 펀드 실질 수익률이 10.24%로 가장 낮았다. 생보업계 평균과 비교해 보면 2.47%포인트 낮은 수치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한화생명의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펀드들 중 국내투자 주식형으로 분류된 '성장주식형' 상품의 최근 3년 수익률은 6.42%에 그쳤다.

이 같은 수익률은 생보사들이 운용 중인 같은 유형의 모든 펀드들 중 가장 낮은 것이다. 조사 대상인 생보사 국내 주식형 펀드 9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평균 18.78%다. 이와 비교하면 한화생명의 국내 주식투자 수익률은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실이다.

한화생명의 관련 펀드들 중 성장주식형 다음으로 수익률이 낮은 상품은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적격채권형A(국공채형)'로, 이 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7.89%를 나타냈다. 이 역시 같은 유형의 생보사 전체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 8.13%과 비교하면 0.24%포인트 낮다.

안전 자산인 채권의 특성 상 관련 투자에서 수익률이 높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이 펀드에 지나치게 많은 자금이 몰려 있다는데 있다. 즉, 적절하지 못한 자산 배분이 전반적인 수익률을 갉아먹는 주범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한화생명 투자적격채권형A(국공채형)에 투입돼 있는 순자산은 52억원인데, 생보사 국내투자 채권형 실적배당 퇴직연금 펀드들 가운데 50억원이 넘는 자산이 들어가 있는 경우는 한화생명이 유일했다. 이처럼 수익률이 높지 않은 투자처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금이 몰려 있다 보니 전체 수익률도 좋을 수 없었던 셈이다.

보험업계에서는 퇴직연금의 경우 다른 상품들에 비해 좀 더 안정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경향을 놓고 봤을 때, 결국 수익률 관리의 관건은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실적배당형 상품이 아직 퇴직연금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지는 않지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점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금보장형과 달리 고객이 손실을 볼 수도 있어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산을 어떻게 배분해 운용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고, 이에 금융사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가입자들이 효율적으로 자산 배분을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