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류현진 선발, 통했던 커브와 통한의 커브


입력 2017.06.29 14:13 수정 2017.06.30 09:44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커브 앞세워 5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

6회 통한의 실투성 커브로 한 순간에 다 날아가

류현진이 6회말 2사 후 통한의 홈런을 맞았다. ⓒ 게티이미지

류현진(30·LA다저스)의 시즌 최고의 피칭을 이끈 커브가 아이러니하게도 통한의 피홈런으로 연결됐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각)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전에서 5.2이닝 6피안타 8탈삼진 1볼넷 2실점 호투했다. 투구수 87개(스트라이크 57개).

그러나 6회말 높게 형성된 실투성 커브로 홈런을 맞고 시즌 4승은커녕 퀄리티스타트도 3점대 평균자책점 진입 기회도 날렸다.

커브의 위력 속에 1회부터 5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정교한 제구와 지능적인 볼배합이 돋보였다. 2013,2014시즌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했던 류현진의 투구였다. 시즌 내내 문제가 됐던 장타도 5회까지 단 1개도 맞지 않았다.

6회말 칼훈에게 우측 2루타를 맞은 것이 첫 장타다. 이후에도 아웃 카운트 2개를 잘 잡아내 2사까지 끌고 왔다. 이대로 끝내는 듯했지만 시몬스에게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맞고 말았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시몬스는 앞선 4회초 2사 1루에서 류현진 왼발을 강타하는 타구를 날린 타자다.

이날 류현진은 직구와 체인지업은 물론 커브와 커터의 구사 비율을 높이며 에인절스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톱타자 메이빈과 전설의 타자 푸홀스는 각각 3개의 삼진을 당했다. 도합 6개의 삼진을 당할 정도로 커브를 섞은 류현진의 볼 배합에 농락당했다.

류현진은 4회말 시몬스 타구에 발등을 맞았다. ⓒ 게티이미지

그렇게 단단했던 류현진은 6회말 커브를 던지고 날렸다.

2사 2루에서 시몬스에게 던진 초구 커브(시속 117km)가 높게 형성된 데다 류현진의 패턴을 간파한 시몬스가 노리고 들어와 힘껏 휘둘렀다. 노리고 배트를 돌린 시몬스의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멀리 날아가는 투런 홈런이 됐다. 포수 그랜달도 아쉬움에 홈런 타구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커브로 인한 피홈런 때문에 당연하게 여겼던 퀄리티스타트에도 실패했다. 홈런 이후 류현진은 난조를 보이며 6회도 마치지 못하고 강판됐다.

결국, 류현진은 피홈런에 또 울었다. 올 시즌 14경기서 벌써 15개의 피홈런이다. 피장타율을 억제했던 가장 좋았던 무기인 커브가 홈런으로 연결돼 더 허무했다. 시즌 최고의 호투를 펼치고도 퀄리티스타트도 기록하지 못하게 됐다.

야구에서 실투와 홈런 한 방의 위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