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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에이미 논란 '풍문쇼' 힘 받는 '폐지론'


입력 2017.06.21 07:21 수정 2017.06.22 16:15        이한철 기자

자극적 방송 내용에 에이미 자살 기도 충격

'카더라 통신' 고질적 병폐, 폐지요구 봇물

에이미가 자살을 기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 연합뉴스TV 방송 캡처.

채널A 간판 예능프로그램 '풍문으로 들었쇼(이하 풍문쇼)'가 방송인 출신 에이미(35)의 자살 기도 사건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일 '스포츠조선'은 "에이미가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자살을 기도, 인근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다행히 응급치료 후 위기를 넘겨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미(35)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풍문쇼' 출연진들은 발언 때문이었다.

이날 한 출연자는 "초면인 기자와 인터뷰를 한 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 10~20만원을 빌려줄 수 있냐고 했다더라"라며 믿기 힘든 일화를 공개했다.

또 다른 출연자는 "에이미가 구치소에 만난 취재진에게 피부 상태가 좋지 않으니 방송에 나갈 때 포토샵 처리를 해달라고 몇 번이고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라며 에이미의 또 다른 기행을 소개했다.

10살 연하 남성과 열애설도 언급됐다. 에이미가 한국 사람과 결혼하려는 목적이 다시 한국에 들어오기 위함이라는 것.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입국이 쉽지 않다는 절망적인 전망도 덧붙였다.

에이미가 방송 후 자신의 SNS에 남긴 글에는 방송 내용에 대한 충격과 억울함, 그리고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심경이 구구절절하게 담겨 있었다.

에이미는 '풍문쇼' 방송 내용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 방송 캡처.

에이미는 이 글에서 "이젠 너무 지친다. 갈 때가 없다. 더 이상 무너질 때가 없다. 슬픔이 없는 데로 가고 싶다"며 고통스런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그땐 밝혀지겠지. 웃는 것도 까먹었다. 눈물도 메말라버렸다. 강한 척하는 것도 힘들다. 다 포기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진실들은 밝혀지는 법.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믿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 다들 행복하길 바란다"라고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사실 '풍문쇼'가 논란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청률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증권가 정보지' 수준의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나열하는 프로그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데, 당연한 듯 그들의 인권은 간단히 무시되기 일쑤였다.

반면 사실 관계에 대한 근거는 미약했다. 대부분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언급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를 본 시청자들은 언급된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에이미와 관련된 내용 또한 마찬가지였다.

에이미 자살 기도 사건은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만약 무책임하게 쏟아낸 방송 발언이 실제로 한 목숨을 앗아갔다면 그 후폭풍은 감당하기 쉽지 않다. 이번 기회에 프로그램 폐지 수준에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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