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개봉
'귀신들'이 기억과 감정을 탑재한 AI를 소재로 윤리적인 고민을 던졌다.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CGV에서는 황승재 감독, 배우 이요원, 강찬희, 정경호, 오희준이 참석했다.
'귀신들'은 가까운 미래, 대한민국에서 인간을 형상화한 AI들이 인간과 공존하는 세상의 이야기다.
황승재 감독은 "20세기를 살아보신 사람들이라면 다이얼 전화기에서 선이 사라지고, 지금의 스마트폰 올 때까지 얼마나 빠른 시간인지 인지할 것 같다. 기계적인 느낌으로 AI를 받아들이지만, 근미래 분명 우리가 상상하는 것이 오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인간화된 AI를 등장시켰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 작품은 지난 2021년 제8회 SF어워드 영상부문 대상을 수상한 황승재 감독의 전작인 영화 '구직자들'의 세계관에서 확장된 이야기이다.
이와 관련 황 감독은 "'구직자들' 영화를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찍으면서 답답한 지점이 있었다. 소규모 영화라 인터뷰를 통해 극을 이어가는 지점이 있었는데 갈등 구조가 잘 안 나온 것 같았다. 더 다양한 문제들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서 배우들의 갈등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귀신들'이라는 제목에 대해 "AI 허상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허상의 의미에서 귀신과 일치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의미를 전했다.
'귀신들'로 스크린에 복귀한 이요원은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독립영화도 해보고 싶어 참여했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긴 작품들의 호흡을 함축해야 하는 게 어려웠는데 감독님을 믿었다"라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강찬희와 정경호는 각각 '썰', '구직자들'에 이어 황승재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강찬희는 "대본을 감독님께 받았을 때 소재도 흥미로웠다. '썰' 촬영하면서 감독님께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약속드렸다. 지금도 언제든지 함께할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말했다.
강찬희는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다양한 캐릭터들과 색깔을 내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감독님과 AI라는 걸 티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감정 변화가 확 바뀌는 그런 부분을 채워나가면서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정경호는 "아이디어가 좋으시고 글도 잘 쓰신다. 두 편 다 흥미로웠던 게 구강으로 SF를 표현하는 것이었다"라며 "그래서 연기할 때 딕션이 많이 신경 썼다"라고 전했다.
배우들은 AI 소재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 점도 밝혔다. 강찬희는 "영화나 다른 작품을 보면서 AI 가 나오면 로봇 같다는 인식을 했는데 이번에 '귀신들'을 찍으며 언젠가 로봇들이 엄청 발전해 사람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무서우면서도 기대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요원은 저는 편리함을 추구하면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영화가 이럴 수도 있겠다는 어두운 상상을 하는 영화다. 저도 시나리오를 보면서 정말 이런 세상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 정말 얼마나 무서울까 싶었다"라며 "저 또한 스마트폰에 중독돼 있다.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게 인간인 것 같아 AI와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끝으로 황 감독은 "기술적인 고민은 과학자가 하지만 윤리적인 고민은 예술, 창작자들의 몫인 것 같다. 그런 목적으로 만들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