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의 은행 예금 고집…투자 효율 '뚝'
예치금 1조3655억원…국내 상장 보험사 중 최고
자산 대비 비중 업계 평균의 6배…이익률은 부진
동양생명이 국내 주식시장 상장 보험사들 중 은행 예금에 가장 많은 현금을 넣어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금리 탓에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지면서, 예금에 돈을 묵혀두지 않으려는 보험업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실제로 동양생명의 투자 효율은 악화되고 있어 '가지 않는 길'을 걷는 배경에 붙은 의문부호는 점점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12개 생명·손해보험사의 지난해 말 기준 예치금은 5조5224억원으로 전년 말 7조125억원 대비 21.2%(1조4901억원) 감소했다.
예치금은 이름 그대로 회사가 은행의 각종 예금에 넣어둔 현금을 의미한다. 보험사들이 예금 규모를 줄인 것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율 하락 때문으로 해석된다. 은행 예금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자 수익이 쪼그라들면서,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로 현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이런 와중 동양생명은 유독 예금 보유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예치금은 1조3655억원에 달했다. 조사 대상 보험사들 전체 예치금의 24.7%에 달하는 액수다.
동양생명이 예치금에 유독 많은 현금을 넣어두고 있다는 점은 자산 규모와 비교해 봤을 때 더욱 명확해진다.
동양생명의 예치금은 회사 자산 26조7208억원의 5.1%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보험사들의 총 예치금은 이들의 전체 자산(670조1605억원) 대비 0.8%에 불과했다.
결국 동양생명의 예치금 규모는 업계 평균의 6배가 넘는다는 얘기다. 단적인 예로 삼성생명의 경우 동양생명에 이어 예치금이 1조991억원으로 많았지만, 자산총액(264조6538억원)과 비교하면 0.4%에 그쳤다.
예상대로 동양생명의 현금투자 효율은 좋지 않았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현·예금 이익은 485억원으로 전년(541억원) 대비 10.4%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예금에서의 이익률도 같은 기간 4.1%에서 3.2%로 0.9%포인트 떨어졌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거뒀던 주식에는 소극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운용자산 포트폴리오 중 가장 이익률이 높았던 분야는 주식으로, 5.1%를 기록했다. 그런데 전체 운용자산 중 주식에 투자한 비중은 2.3%에 그쳐, 거둬들인 이익은 181억원에 불과했다.
결국 전체적인 투자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이익률은 2.77%로 전년 말(4.33%) 대비 1.56%포인트 하락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회사의 자산 중 운용 가능한 자산을 투자해 얼마나 이익을 남겼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국내 생보사들 가운데 자산 10조원이 넘는 13개사 중 지난해 말 운용자산이익률이 2%대에 머문 곳은 동양생명이 유일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금이나 예치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면 유동성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유가증권이나 대출채권 보다는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보험영업에서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 내기 힘든 국내 보험 시장의 상황 상 적극적인 투자는 필수요소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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