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미소, 부품 계열사에겐 눈물?
TV, 2분기 연속 견조한 흑자 달성 예상
LGD·LG이노텍·LG화학 등 계열사 압박 효과?
LG전자 TV사업이 2분기 연속 호 실적 달성이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부품 공급단가 인하로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이 희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에 약 2000억~3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352억원(영업이익률 7.7%)에 비해 다소 수익성은 하락하지만 2분기 연속 호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TV 수요 정체 속에서도 낮은 패널 가격과 프리미엄 제품 비중 증가로 흑자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LG디스플레이(패널)·LG이노텍(LED)·LG화학(편광판) 등 부품 계열사들은 올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95억원에 그쳤던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1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전년동기(4881억원)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LG이노텍 발광다이오드(LED)사업부와 LG화학 정보전자소재부문도 LED와 편광판 수요 감소로 2분기에도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1분기에 각각 330억원과 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실적 수치 개선을 위해 부품 단가 인하 압력 행사로 인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는 분석하고 있다.
이는 2분기 흑자 전환을 기대했던 스마트폰(MC사업본부)의 적자 시현 가능성이 점점 커지면서 다른 사업부문 흑자달성 압박이 더욱 커지면서 원가절감에 고삐를 죄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TV에서 가장 비싼 부품인 디스플레이 패널을 계열사에서 공급받는 비중이 높아 조금만 가격을 낮춰도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LG전자에 공급하는 TV용 패널 비중은 전체의 30%대인 반면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패널 비중은 전체의 70%”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미 과거에도 부품 단가 인하 등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사례가 있다. 지난 2010년 1분기 3.5%였던 HE사업본부 영업이익률이 2분기 0.5%로 크게 줄자 3분기에 다시 2.3%로 끌어올린 것이다. 당시 실적 자료에도 “주요 부품 구매가 인하와 비용절감 활동으로 전분기 대비 수익성은 개선됨”이라고 명시돼 있다.
LG전자가 이토록 실적 개선에 매달리는 것은 회사의 신용등급 문제와도 결부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2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LG전자 신용등급(Baa3)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커진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특히 올해 LG전자가 태양광과 전장부품(VC) 등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이탈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초 G5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6만6100원까지 상승했던 LG전자 주가는 지난 20일(종가기준)에는 5만19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의 신용등급은 투자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등급 조정에 적극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단기간 실적 개선은 가능하겠지만 이를 유지할 여력이 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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