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지 ‘멜론’ SKT 품 떠나 카카오로...배경은?
2005년 인수해 2013년 매각, 15% 잔여지분도 처분
SK플래닛 공정거래법 발목...카카오 글로벌 진출 꿈꾼다
카카오가 국내 1위 음원 콘텐츠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이먼트(로엔)을 1조87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로엔이 2대 주주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의 보유 지분 전량도 카카오로 매각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카카오는 로엔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로엔의 최대주주 스타인베스트홀딩의 보유지분 61.4%(1552만8590주)와 2대주주 SK플래닛의 보유지분 15%(379만3756주)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스타인베스트홀딩의 경우 ‘어피니티’라는 사모펀드가 만든 특수 목적법인인만큼, 로엔 지분 매각은 정해진 수순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평소 ‘플랫폼’ 중심 회사를 외쳐온 SK텔레콤이 자회사 SK플래닛을 통해 강력한 음원 콘텐츠 서비스 멜론 지분 매각을 한 것에 대해 관련업계는 다소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업계는 SK플래닛이 로엔 지분 매각을 한 것은 ‘공정거래법상 지분 제한 문제’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어쩔 수 없이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2005년 로엔 지분 60%를 매입하면서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후 2010년 SK텔레콤이 SK플래닛을 분사하면서, 로엔은 SK플래닛 자회사로 이관됐다.
그러나 이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해당 법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자회사를 보유할 경우 지분을 100% 확보하거나 매각을 선택해야 한다. 지주회사 SK그룹의 손자회사는 SK플래닛이다. 즉 SK플래닛은 로엔을 자회사로 확보하기 위해 지분을 100% 매입하거나, 매각해야 한다.
이에 SK플래닛의 모회사인 SK텔레콤은 로엔 지분 15%를 남긴 채 나머지를 어피니티에 매각한다. 15%는 후에 어피니티가 로엔 지분을 매각할 때 동반 매각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어피니티가 지난해 말 로엔 매각을 추진하면서, 최종적으로 SK플래닛에 지분을 되살 의향이 있는지 물었지만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조 단위의 인수 금액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업계의 추측이다.
SK플래닛이 내다판 로엔 지분은 결국 카카오로 넘어갔다. SK플래닛은 15%를 카카오로 넘기는 대신 카카오 지분 2%를 확보하게 됐다. 매각금액은 3637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같은 액수가 미래의 음원 콘텐츠 시너지 댓가로 상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카카오는 로엔의 음원 서비스 멜론을 통해 글로벌 진출의 꿈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의 K팝 등 음원 콘텐츠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며 글로벌 음원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음악은 모바일 시대에 가장 사랑받는 콘텐츠로 전세계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강력한 힘이 있다"며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이 가진 음악콘텐츠의 결합을 통한 무한한 시너지 창출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좋은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는 멜론과 기존 카카오 뮤직 서비스는 별개로 운영하고 향후 양사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음원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