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악성미분양 2.3만…11년만에 최고
미분양 7만여가구…업계 추산은 11만
세제 혜택 등 매입 수요 자극 대책 필요
“전국 미분양 주택이 7만 여가구로 집계됐지만 업계는 11만 가구까지 추산하고 있어요.”
얼마 전 향후 집 값 전망을 물어보기 위해 만난 한 부동산 전문가가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똘똘한 한 채 선호로 서울 아파트 값 양극화가 심화되며 지방은 미분양 문제가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은 7만61가구로 전월보다 감소했지만 경계감을 내려놓을 수 없는 이유다.
현재 미분양 주택 신고는 지자체가 주택사업자에게 문의한 뒤 취합해 국토부에 전달하는 형태로 강제성이 없는 만큼 누락된 수치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에서 누락된 미분양 물량이 준공 시점까지도 존재하면 결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으로 잡힐 것이라는 우려까지도 나온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문제는 1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2만3722가구로 한 달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고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중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 비율은 80%에 달한다. 대구·부산 등 영남권 및 경상권 지역이 가장 어려운 상황으로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평택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미분양이 급증했다.
건설사들은 지방 미분양 해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샤넬 등 명품 가방이나 10돈 짜리 골드바를 증정하는가 하면 천 만원 단위의 축하금까지 내걸었다. 대구에서는 1억원 넘게 분양가를 깎아주는 아파트들도 속출하고 있다.
고금리에 공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면 유동성 위기가 커지고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중소·중견 건설사만 7곳에 달한다.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LH 3000가구 미분양 물량 매입, CR 리츠 카드를 내놓았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둘 다 미봉책에 불과해 침체되는 지방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지방 미분양은 저출산과 맞물리며 지역 소멸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전문가들은 민간의 매입 수요를 자극하기 위한 세제 혜택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기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세밀한 접근과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