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파랑’ 진호·효정 공동 인터뷰
초연 이어 재연서도 로봇 콜리·연재 역 열연
3월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저에게 있는 약간의 결핍이, 콜리를 통해 따뜻하게 채워지는 것 같아요.”(효정) “제 MBTI가 완전 ‘T’(사고형) 성향인데, ‘F’(감정형)가 된 것 같은 따뜻한 작품이에요.”(진호)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에 다시 합류한 오마이걸 효정과 펜타곤 진호는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작품 출연 이후의 변화에 대해 이 같이 입을 모았다.
‘천 개의 파랑’은 2035년 한국을 배경으로, 경마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수 로봇 콜리가 연구원의 실수로 학습용 휴머노이드 칩을 품은 이후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천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지난해 초연했다. 진호와 효정은 초연에 이어 재연에서도 각각 콜리와 연재를 연기한다.
“많은 분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초연 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재연을 올리게 됐어요. 작품에 다시 참여해 힘든 시기를 보내는 분들에게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처음엔 군무에 가까운 퍼펫을 다루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젠 조금 익숙해져서 훨씬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웃음).” (진호)
“처음 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연재라는 인물의 입장에서 감정의 변화를 더 신경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재연을 한다면 무조건 참여하고 싶었어요. 이번 시즌에선 연재가 느끼는 답답함이나 외로움 등 다양한 감정선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효정)
진호와 효정은 ‘천 개의 파랑’에 출연하며 작품 외적으로도 크고 작은 변화를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연재처럼 아버지를 어린 나이에 여읜 효정은 캐릭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결핍을 발견했고, 평소 말수가 적은 성격이라는 진호는 콜리를 연기한 뒤 주변으로부터 ‘밝아졌다’는 말을 듣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효정이라는 사람을 생각했을 때 밝은 모습만 생각하시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연재처럼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는데, 가족들과 몇 년 동안 아버지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결핍을 꺼내는 방법을 모르고 가족들이 서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거죠. 연재와 비슷한 결핍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아요. 연재 덕에 저에게 있는 결핍을 꺼내볼 수 있었고, 콜리를 보며 따뜻하게 채울 수 있었어요.” (효정)
“제 MBTI가 ISTP거든요. 평소에 표현을 잘 하지 못하고 딱딱한 성격이에요. 작품 속 콜리도 처음엔 딱딱했다가 마음이 열리는 것처럼, 저도 콜리를 연기하면서 마음이 열린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 마음을 표현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 편해졌달까요? 굳이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편하게 하다 보니 밝아졌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이 정도면 ‘천 개의 파랑’의 최대 수혜자는 저인 것 같죠? 하하.” (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