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 로베코자산운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이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20일 전망했다.
로베코운용은 “이번 관세 정책 발표 이후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은 크게 상승했으며,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며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콜롬비아와의 협상을 통해 전면적인 관세 부과를 철회한 점을 고려해 이번 조치도 협상 수단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나 캐나다와 멕시코를 대상으로 한 관세 부과가 실제로 시행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자산시장 측면에서 무역이 위축되며 미국 국채 가격 상승과 함께 주식시장의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현재 미국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며 “높은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관세 발표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의 중상주의적 성향이 잘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미국을 대상으로 무역 흑자를 가진 독일과 같은 국가들은 보복성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미국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고 방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늘리는 등 미국에 호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 유럽연합(EU)은 회원국 간 합의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급자족 성향이 강한 프랑스 등의 국가가 무역 협상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경우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 협정 체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2020년 체결된 1단계 무역 협정에서 2000억달러의 추가 수입을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로베코는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적인 압박 조치를 취한다면 중국은 내수 경기 부양책을 강화하고 대미 수출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미국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및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세가지 주요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미국의 소비자들이 수입품 대신 더 저렴한 국내제품을 구매하거나 수입품의 가격 상승을 감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환율 변동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달러 기조가 지속된다면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수입품 가격의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는 이러한 관세 정책이 얼마나 오랜 기간동안 이어지는지에 따라 경제에 대한 영향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