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브라운·셀린느·스투시 등 직접 전개
뉴발란스도 오는 2027년 직진출 선언
국내 패션기업 "자체 브랜드 강화 절실"
국내 패션기업들과 유통 계약을 맺어 사업을 전개하던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직진출하는 사례가 잇달아 늘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판단, 직접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겠다는 의도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한국 시장 직진출 열풍은 2020년부터 본격화됐다. 그해 몽클레르를 시작으로 메종마르지엘라, 질샌더 등을 보유한 OTB그룹과 로에베, 끌로에, 톰브라운, 셀린느, 바이레도 등이 직진출로 전환했다.
올해도 온 러닝, 스투시, 알로 요가, 버켄스탁 등 10여개 글로벌 브랜드들이 직접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뉴발란스도 오는 2027년 한국 법인 설립을 공식화하며 직진출을 예고한 상태다.
뉴발란스가 이랜드월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2030년까지 연장한 만큼 2027년부터 2030년까지는 이랜드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의 기반을 다지게 된다.
이후에는 이랜드와의 관계를 종료하고 직접 국내 사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국내 패션기업과 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전개하면 벌어 들인 실적이 국내 기업의 매출과 이익으로 잡힌다.
반면 현지 법인을 세우고 매장 운영 등 단순 리테일(소매) 매니지먼트만 맡길 경우 글로벌 본사 매출에 합산된다.
진출 초기에는 위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국내 업체와 손을 잡지만 향후 인지도가 쌓이고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면 직접 사업을 펼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패션기업 입장에서는 ‘죽 쒀서 개주는 꼴’이 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국내 패션기업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국내 패션기업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브랜드를 한국 시장으로 들여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빠르게 인지도를 확대하며 사업을 키우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자체 브랜드보다 수입 브랜드가 수익성이 높다 보니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일부 브랜드의 계약 종료 및 직진출 소식이 반가울 리 없다.
다만 국내 시장에 직진출한 수입 브랜드들이 반드시 성공적 사례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지난 2008년 이랜드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직진출 했던 푸마는 매출이 쪼그라들었고 골든구스, 에트로, 돌체앤가바나 등 일부 브랜드들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해외 브랜드를 지속 발굴하는 동시에 자체 브랜드를 키워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