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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가는 길 ⑧] 유승민, TK 방문하며 대권 시동…'3번째 도전' 성공할 수 있을까


입력 2025.02.16 08:00 수정 2025.02.16 09:42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전체 지지층'서 선호 받는 劉, '지지층'은 '외면'

'배신자' 꼬리표 떼기가 관건…대구 방문하며 '시동'

당내 시선은 엇갈려…당 지지층 잡고 본선 진출 가능?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뉴시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높아진 조기 대선 가능성 속에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를 따라다니는 꼬리표인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여당의 대표 대권주자로 우뚝 설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유승민 전 의원이 보수 진영의 대안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낙선하고 직후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마저 찍혀나가면서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평가를 받던 유 전 의원은 이번 비상계엄 정국으로 재소환되기 시작했다. 혼란한 정치 속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국민들의 여망이 반영된 탓이다.


실제 유 전 의원은 전체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범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3~4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전체 응답자 1007명에게 '범여권 대선후보로는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지지도 1위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24.1%), 2위는 유승민 전 의원(12.6%)으로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9.5%, 오세훈 서울시장 9.0%, 한동훈 전 대표 8.8%로 뒤를 이었다. '없다'는 24.9%, '기타·잘 모름'은 4.6%다.


전체 지지층 조사에서 1~2위로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확장성과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유 전 의원이지만, 유 전 의원의 한계점 또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보수 지지층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물을 경우 유 전 의원은 하위권으로 금세 추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앞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무당층('지지정당 없다' 및 '잘 모르겠다' 응답자)을 합한 502명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자 유 전 의원이 3.5%로 5위로 내려앉는 흐름을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봤을 때에도 유 전 의원이 1.1%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공동 6위를 차지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유 전 의원은 당내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당 지지층의 철저한 외면을 받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제안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원으로 새누리당 원내대표 자리까지 올랐으나, 2015년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정부 3대 경제정책을 비판하면서 원내대표직을 사임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는데, 이는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그를 따라다니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


이에 유 전 의원은 TK를 방문하는 등 '배신자' 프레임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배신자' 프레임 탈피와 당내 경쟁력 확보가 이번 대권 가도의 핵심 관건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3일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영락회 포럼에서 1시간 30분가량 특강을 했다. 이는 '배신자' 여론이 높은 대구를 방문해 민심을 달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에도 대구를 방문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평생을 준비해 왔던 국가 경영에 대한 생각과 철학을 갖고 국가 지도자가 돼보고 싶다는 생각이 분명히 있다"며 "때가 되면 당연히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을 벗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정통 보수 인사들과 만남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 전 의원 측근 인사는 데일리안에 "그런 것들을 다 포함해서 다 해봐야지 않겠느냐"라며 "어찌 됐든 과거 서운했던 사람들과 다시 손을 잡아야 한다. 유 전 의원은 '배신자' 프레임에 휘말려있지만 사실 보수의 적장자다. 보수의 적장자로서 (보수 내) 다양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다 끌고 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내며 지지층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3일 유 전 의원은 대구에서 열린 영락회 대구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돼 5년 동안 이 시스템(1987년 체제) 그대로 가면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보다 훨씬 더 다른 차원의 실패로 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군분투 중인 유 전 의원이지만, 여전히 그를 바라보는 당내 시선은 녹록치 않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배신자' 프레임을 벗기 어렵고, 유 전 의원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개혁적이고 참신한 이미지가 사라졌다"라며 "우파로부터도 중도로부터도 표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물론 반론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국 (지지율상)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어찌 됐든 중도확장성은 누구를 통틀어도 높은 건 맞다"며 "또 조기 대선 시에는 이미 탄핵이 끝난 이후이기 때문에 중도층은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지금 거론되는 사람 중에서는 경제 전문가가 유승민밖에 없기 때문에 본선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유 전 의원의 가능성 자체는 높게 보고 있지 않지만, '배신자' 프레임이 이전보다 진하지 않은 상황이니만큼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번 '배신자' 프레임은 한동훈 전 대표에게 씌워진 측면이 있기 때문에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조금 희석이 되는 측면이 있다"라며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결선까지 간다면 이재명 대표의 대항마로서 당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의 적장자이고, '이길 카드'라는 측면에서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선택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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