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어 디즈니플러스 '하이퍼나이프'로 이어나갈 의학 드라마
'현실' 반영과 '판타지' 사이, 의학 드라마 공감 얻을까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하 ‘슬의생’)이 지난해 6월 시작된 의사 파업 직격탄을 맞고 편성이 연기됐다. 의사가 소재인 드라마를 향해 ‘의사 미화는 불편하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가장 먼저 의학 드라마의 문을 열게 됐다.
이날 오후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증외상센터’가 그 주인공으로,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중증외상센터’가 ‘따가운’ 시선을 딛고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의학 드라마 부활 신호탄을 제대로 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사 또는 병원 전반의 이야기가 아닌, ‘중증외상팀’에 초점을 맞춘 ‘중증외상센터’는 그래서 ‘현실’을 조금 비껴가는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국경없는 의사회 시리아팀 소속으로, 전장에서 생과 사를 오가던 백강혁이 마치 ‘히어로’처럼 활약하며 ‘현실’과 ‘판타지’ 사이 아슬아슬하게 줄을 타며 ‘재미’를 선사한다.
의료계 파업 여파로 인해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사뭇 달라진 요즘,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 주지훈은 “우리 드라마는 다큐가 아니”라고 강조했었다. 그의 말처럼 ‘중증외상센터’는 우리네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쾌감’을 강조하는 ‘드라마틱한’ 성격이 강한 작품인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중증외산센터’는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구독자들에게 공개되는 콘텐츠로, TV 드라마보다는 시청층이 넓어 용이한 면도 없지 않다. 또 극 중 중증외상팀의 어려움을 짚는 과정에서 개업에 용이한 인기 학과로 의사들이 ‘쏠리는’ 현상을 짚어내는 등 의료계의 ‘또 다른’ 현실을 반영, 의학 드라마가 필요한 이유를 되새기기도 했다.
올해 초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의학 드라마와 스릴러의 재미를 결합한 ‘하이퍼나이프’로 의학 드라마 계보를 이을 예정이다. 이 드라마 또한 극 중 제자 관계로 열연할 설경구, 박은빈의 치열한 대립과 두뇌 싸움에 방점을 찍으며 ‘리얼함’보다는 ‘장르적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 등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성’을 드러내는데 방점이 찍혀있어 시청자들의 엄격한 시선을 피할 수 있었다.
다만 tvN ‘슬의생’의 경우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오는 4월 공개를 확정한 상황이지만, 이미 약간의 분위기만 예고된 예고 영상부터 ‘의사 미화를 하지 말라’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앞서 언급을 한 것처럼 글로벌 시청자가 대상인 OTT와는 타깃 시청자가 분명 다르며, 무엇보다 전공의들의 고군분투를 다룬다는 점에서 ‘과연 ‘슬의생’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이어진다.
물론 “드라마로 봐야 한다”는 반응도 없지 않다. ‘중증외상센터’의 공개 소식에도 일부 커뮤니티 등에선 ‘이번에도 의사 미화냐’라는 차가운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이 가운데, 빠른 전개와 ‘판타지적’인 전개를 강조한 ‘중증외상센터’가 “재밌으면 본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의학 드라마’ 부활의 시작을 긍정적으로 열 수 있을지 ‘중증외상센터’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