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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월) 데일리안 퇴근길뉴스] 참사 후 SNS '쏴라' 논란 이어…"이재명 다시 보이네" '지지글'에 또 발칵 등


입력 2024.12.30 17:30 수정 2024.12.30 17:30        이정희 기자 (jh9999@dailian.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항공사고대책위원회 위원들과 대책 회의를 마친 뒤 여객기 폭발사고 탑승객 가족들을 찾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참사 후 SNS '쏴라' 논란 이어…"이재명 다시 보이네" '지지글'에 또 발칵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을 향해 쏘라'는 내용의 윤석열 대통령 풍자 글을 올렸던 것에 대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글 게시 시점을 본질로 삼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인지한 때와의 시차'를 강조하며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비호가 무색하게도, 이 대표의 메시지 논란은 계속해 정치권을 강타하는 중이다. 국가 재난 상황에서 차기 유력 대권주자이자 제1야당의 대표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페이스북 메시지 논란에 대한 자성과 성찰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다만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이 이 대표가 논란의 글을 게시한 당일 "대선후보 1위인 분이 국민과 안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는지 정말 안타깝고 유감"이라는 뜻을 표명했고, 이날도 여권에선 이 대표가 사과 없이 논란을 유야무야 넘기는 듯한 모습에 맹폭을 가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전날 오전 9시 3분에 발생했다. 이후 SBS가 오전 9시 30분에 광고 송출 도중 자막으로 속보를 타전했으며, MBC도 오전 9시 39분 드라마 '친절한 선주씨' 방송 도중 속보 자막을 내보냈다. KBS 1TV는 오전 9시 57분부터 정규방송도 중단하고 뉴스특보 체제로 전환했는데, 이 대표가 해당 페이스북 글을 올린 시점은 이보다 늦은 오전 10시 7분 전후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이 대표가 올린 메시지는 "내일을 향해 쏴라!-부치 & 선댄스. 국민을 향해 쏴라! -윤 & 한"이란 내용의 짧은 글이다.


해당 글은 1969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등장인물인 부치와 선댄스를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에 빗대 풍자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당시 발포 지시 논란을 빗댄 메시지란 것이 중론이다. 영화는 미국 서부에서 은행강도단을 이끌었던 부치와 선댄스가 볼리비아로 도망간 내용을 다뤘다.


이 대표가 이 같은 글을 올리자마자 '장난치지 말고 글 내려라' '지금 상황이 즐겁냐' '속히 내려라' 등 반응이 쏟아지는 등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이에 이 대표는 해당 글을 지우고 무안공항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업로드했다. 이어 이 대표는 긴급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바로 무안공항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강성 지지자들은 이 같은 내용이 복수의 언론을 통해 기사화되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실수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갑작스레 발생한 사고다보니 인지를 못했을 수도 있다' '사고 소식을 접하기 전 올린 글로 알고 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이재명 악마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불만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전날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기자들이 이에 대해 질문하자 "(참사와 참사가 일어났다는 인지 시간 간) 시차 문제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사고 상황을) 인지한 뒤 바로 교체한 것으로 이해해달라. 악의적으로 하는 것은 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용찬 국민의힘 서울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무안공항 착륙사고로 충격에 휩싸였던 어제 오전 10시 07분, 이재명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을 향해 쏴라'라는 정치공세를 펼쳐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며 "사고 사실을 모르고 그 같은 글을 올렸다면 1당 지도자의 위기상황 인지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며 만일 알고도 그랬다면 이재명 대표의 공감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라는 글을 올렸다.


박용찬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과거 행적도 소환했다. 박 위원장은 "돌이켜 보건대 이재명 대표의 이같은 부적절한 처신은 처음이 아니다"며 "지난 2021년 6월 17일, 당시 경기도지사 이재명은 자신의 관할 구역인 경기도 이천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서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과 '떡볶이 먹방' 촬영을 강행해 물의를 빚었다"고도 적었다.


박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에게 묻는다"며 "이재명 대표는 과연 국민 생명과 안전에 최소한의 관심이라도 있느냐. 국민의 고통과 아픔에 대한 기본적인 공감능력이 있느냐"라고 거듭 추궁했다.


▲'고추 말리는 공항' '한화갑 공항'의 예견된 참사?


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항공기 고장 외에도 짧은 활주로 길이, 공항 건설 초기부터 지적된 조류 충돌 가능성에 대한 인식 부족, 미숙한 공항 운영 경험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고추 말리는 공항' '한화갑 공항'으로 불리며 정치 공항으로 설계된 무안공항의 태생과 맞물려 있다는 견해도 있다. 건설 전 연간 992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던 무안공항의 지난해 이용객은 24만6000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2007년 개항한 무안공항은 서남권 거점 국제공항으로 설계됐지만, 활주로는 약 2.8km로 다른 주요 국제공항보다 짧은 편이다. 이에 전남도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활주로 길이를 3.126㎞로 늘리는 연장 공사를 진행 중이었고, 이 공사 탓에 무안공항 활주로는 300m가량 이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실제 이용 가능한 거리는 2.5㎞였던 셈이다.


활주로는 비행기가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추진력을 얻는 공간으로, 대형 항공기 이용이 잦은 국제공항 대부분은 활주로 길이가 3㎞를 넘는다. 실제 국내의 주요 국제공항인 인천국제공항(3.75㎞), 김포국제공항(3.6㎞), 김해국제공항(3.2㎞), 제주국제공항(3.2㎞)등은 무안공항보다 활주로 길이가 길다. 미국 JFK, 프랑스 샤를 드골, 도쿄 나리타 등 주요 국제공항 활주로는 4㎞가 넘는 곳도 많다. 무안공항에서 400t 넘는 항공기 운항이 제한된 것도 활주로 길이가 짧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활주로 길이가 길수록 제동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바퀴 대신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중 속도를 제대로 줄이지 못해 활주로 끝 둔덕 등에 부딪혔다. 김규환 한국공항공사 항공훈련센터 센터장은 "3㎞에 미치지 못하는 활주로 길이는 평시 이착륙 상황에선 문제가 없지만, 동체착륙 같은 비상시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인규 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 원장은 "사고의 주요 원인을 활주로 길이로만 돌리긴 어렵지만, 활주로 길이가 인천 정도로 길었더라면 이 정도 사고가 벌어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다만, 이날 국토부는 "활주로 길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고 기종은 1.5~1.6㎞ 길이의 활주로에서도 착륙할 수 있다"고 했다.


사고 원인 중 하나의 가능성으로 지목되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문제에 대한 안일한 인식도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직접적 원인인 착륙 장치 '랜딩기어' 고장이 조류 충돌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무안공항은 서해안 철새 도래지와 가까운 곳이어서 공항 건설 초기부터 관련 문제가 제기돼 왔다. 무안공항 인근의 전남 무안군 현경면·운남면에선 1만2000여 마리의 겨울 철새가 관찰됐다. 이 지역에는 113.34㎢에 이르는 대규모 무안갯벌습지보호구역 등이 조성돼 있어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한다. 무안국제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때도 "기체가 조류와 충돌할 위험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2020년 당시 보고서는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조류 충돌 위험성이 크다"며 "이에 대한 저감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적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폭음기나 경보기를 설치하고, 레이저나 깃발, LED 조명 등을 이용해 조류 충돌을 최소화하라는 구체적 대응책까지 제시했지만, 활주로 확장 사업이 완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환율에 엔테크족 '눈치싸움'…엔화 예금 이탈 '가속'


전 세계적으로 미국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일본 엔화 환차익을 노리려던 엔테크족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원·엔 환율 상승이 둔화되자 엔화예금에서 돈을 빼 다른 투자처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달 2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9949억 엔으로 지난 달 말보다 10.5% 줄었다.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엔테크 열풍에 지난해 9월 1조 엔을 돌파한 후 올해 6월 말 1조2929억 엔까지 불어났지만 현재 1조 엔을 밑돌고 있다.


이는 엔테크족 사이에서 지금의 엔화 가치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완만한 엔저 흐름을 이어가던 엔화가 최근 정치적 불안 등의 이유로 변동성이 생기자 돈이 묶였던 엔테크족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시장에선 이들이 원·엔 환율의 변동 폭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할수록 투자자들의 선호를 받는 경향이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엔화는 900원대를 밑으로 떨어진 후 같은해 11월에 850원대까지 내려갔다. 당시 엔화 가격의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급증한 배경이다. 그러다 올해 초 900원대까지 급격히 오른 후 완만하게 엔저 흐름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정치불안이 이어지면서 매도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지난달 100엔당 900원을 밑돌았던 엔화 가치는 비상계엄 선포부터 탄핵 사태까지 정치 불안이 이어지면서 970원대까지 올랐다. 이후 지난 19일 일본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920원으로 떨어졌다.


일각에선 일본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엔화예금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예금으로 보유하던 엔화를 여행 경비로 인출하면서 엔화예금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달러 강세로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점도 엔테크 투심을 얼어붙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엔테크족들에겐 단기적으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엔화 가치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경기와 물가에 중립적인 중립금리 보다도 기준금리를 낮춤으로써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유지해 경제를 확실히 지원하겠다”며 추가 금리 인상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시기에 대해선 회피했다. 그는 “향후 경제·물가·금융 상황에 달렸다”면서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정권의 경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정희 기자 (jh99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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