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결제 문화' 새로운 집회 문화로 확산…집회 참석자들의 식사나 음료, 핫팩 등 미리 대신 결제
최근 2주 간 여의도 일대서 집회 전후 선결제 이뤄진 매장 총 198곳…물품은 5만4299개에 달해
선결제 물량 남았는데도 소진됐다며 안내하는 업주들…당일 반드시 소진 규정 만드는 업주도
선결제 따른 공짜 손님과 현장 결제 손님 차별대우 논란…배달 물량에 선결제 물량 대기시간 길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계기로 '선결제' 릴레이가 새로운 집회 문화로 확산하고 있다. 자신이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참석자들을 위해 식사·음료 등을 대신 결제해 나누는 문화인데, 선결제 물량이 남았는데도 일부 가게들이 소진됐다며 이른바 '업주 먹튀 논란'을 야기하고 선결제에 따른 '공짜' 손님과 현장 결제 손님을 홀대하는 등 차별 대우했다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국회 인근 식당, 카페 등에 선결제를 했다는 내용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이들은 선결제 매장을 알렸고, 이 소식을 접한 시위 참석자들은 음식 혹은 간식을 무료로 받아 갔다. 핫팩, 장갑, 담요 등 추운 날씨를 이겨낼 수 있는 물품을 선결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용자들의 정성 어린 후기글까지 더해지면서 릴레이는 점점 더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실제 선결제 매장 지도를 개발한 '시위도 밥먹고'에 따르면 최근 약 2주간 여의도 일대에서 집회 전후로 선결제가 이뤄진 매장은 총 198곳, 물품은 5만4299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런 움직임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 정치인을 비롯해 가수 아이유, 뉴진스 등 유명인들이 동참하면서 더욱 주목됐다. 아이유는 빵 200개, 음료 200잔, 국밥과 곰탕 200그릇, 떡 100개 등을 선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측은 "공식 팬클럽에 가입된 유애나가 아니더라도 집회에 참여하는 분이라면 선착순으로 음식(또는 음료)과 핫팩을 받을 수 있다"며 "건강과 안전에 꼭 유의하시라"고 전했다.
그런데 선결제 주문과 불특정 다수의 수령자가 국회 인근 한정된 가게로 몰리면서 서비스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비자들은 선결제된 음식·음료를 받으려다 불편을 겪었다며 SNS를 통해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들은 선결제 물량이 남았는데도 일부 가게가 소진됐다고 안내했다며 업주의 '먹튀' 의혹을 제기하거나 업주가 선결제 물량을 당일에 반드시 소진해야 한다는 임의 규정을 만들어 다음날에는 이용할 수 없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선결제에 따른 이른바 '공짜' 손님과 현장 결제 손님을 홀대하는 등 차별 대우했다거나, 가게가 배달 물량을 소화하느라 선결제 물량이 뒷전으로 밀려 오랜 시간 대기해야 했다고 전했다.
집회 당일 선결제 고객에게 메뉴판을 던지는 등 불친절했다고 지적 받은 식당 측은 "선결제한 분께 물품 소진 상황과 인증사진도 전송해 선결제하신 분도 뿌듯해하고 있다"며 "메뉴판을 던졌다는 건 바쁜 와중에 발생한 작은 오해"라고 주장했다.
선결제 문화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 확산으로 부당하게 피해를 보는 소상공인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일부 식당은 지도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등재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별점 1점을 잇달아 받는 이른바 '별점 테러'에 시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