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야권, 부정선거 주장…현 대통령 "권력 이양 거부"
옛 소련국가였던 조지아 대선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집권 여당인 ;조지아의 꿈'이 내세운 미하일 카벨라슈빌리(53)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여당이 지난달 유럽연합(EU) 가입 추진을 중단한 뒤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계속되면서 정국 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지아 중앙선거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아의 꿈’의 카벨라슈빌리 후보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인단 300명 중 224표를 얻어 법정 필요 득표수(200표)를 여유있게 넘어섰다.
조지아 대선은 2017년 개헌 이후 간선제로 바뀌었으며 이번 선거는 개헌 후 치러진 첫 선거다. 조지아의 꿈은 지난 10월 27일 총선에서 150석 중 89석을 확보해 여당이 된 뒤 이날 대선에서도 승리하면서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카벨라슈빌리 당선인은 유명 축구선수 출신으로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그라스호퍼 등 다양한 팀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다. 조지아 국가대표 경기도 46회나 출전해 9골을 기록했다.
은퇴 후 정계에 뛰어든 그는 2016년 조지아의 꿈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강경한 반서방 성향이며 러시아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카벨라슈빌리 당선인은 다양한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이라며 “그는 서방이 러시아와 조지아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야권은 이번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면서 그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무소속 친서방 성향의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현 대통령은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불법적으로 치러진 총선에서 뽑힌 국회의원들은 대표성이 없다”며 “이번 대선도 총선의 연장선이다. 대선 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대통령직 이양을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